대만인들, 펠로시에 "환영"부터 "미국 마녀"까지 다양한 반응

기사등록 2022/08/04 10:48:19

최종수정 2022/08/04 11:12:41

"중국 공산당이 불만일수록 좋다"며

"힘들어 지겠지만 당장은 신이 날뿐"

"미국 마녀" 플래카드 든 통일 지지자

미 국기 짓밟고 "돌아가라" 외치기도

[베이징=AP/뉴시스] 3일 중국 베이징의 신문 게시판에서 주민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이 실린 기사를 읽고 있다. 2022.08.03.
[베이징=AP/뉴시스] 3일 중국 베이징의 신문 게시판에서 주민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이 실린 기사를 읽고 있다. 2022.08.0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 뒤에도 중국이 군대를 동원해 대만을 사실상 봉쇄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대만 사람들이 치르는 대가가 전에 없이 커진 것이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는 3일(현지시간) 펠로시에 대한 대만인들의 생각이 "환영한다"부터 "미국 마녀"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타이페이 주민 잉그리드 호(35)는 "중국 공산당이 불만일수록 좋다"고 했다. "펠로시 방문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당장은 신이 날 뿐"이라고 했다.

호를 비롯한 2300만 대만 주민들은 수십년 동안 중국의 위협을 받으며 살아왔다. 호는 "대만 사람들이 겁주기에 익숙하다. 갈등 한복판에 있지만 방관자라는 느낌이 든다. 이번 일이 어떻게 전개될까가 궁금할 뿐"이라고 했다.

오래도록 중국 공산당을 비판해온 펠로시는 대만 독립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1991년 베이징을 방문해 1989년 천안문 광장 사태 희생자들을 기념하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리며"라는 글 귀가 담겼다. 지난 몇 년 동안은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열렬히 지지했다.

2일 타이베이 송산 공항에는 몇 사람들이 펠로시를 환영하기 기다렸다. 집권 민진당 소속 입법의원 링칭이는 "새해 맞이 카운트다운을 하는 것같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든 리우웨샤(72)는 "펠로시 의장이 지지해줘 기쁘다"고 했다. 그는 수십년 동안 대만 독립을 지지해왔다. "중국과 우리가 무슨 관계가 있나. 중국과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타이베이 최고층 타이베이 101 건물에는 영어와 중국어로 된 환영 메시지가 반짝였다.

그러나 대만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과 통일을 지지하는 등의 시위대가 미 국기를 짓밟고 펠로시를 욕하면서 돌아가라고 외쳤다. 펠로시를 "미국 마녀"라고 쓴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펠로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보복으로 대만이 당할 피해를 상쇄할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방문이 대만과 "경제 교류를 강화하는" 미국의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주요" 대만 기업들이 이미 미국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만의 독창성, 기업가 정신, 지적 능력, 지적 자원 등이" 탁월하다면서 대만의 기술 부문이 미국의 "모델"이라고 지칭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대변인은 2일 중국이 오래 대만 주변의 군사훈련과 경제 압박을 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중국은 2일 대만 외교부 산하 비영리기관 2곳을 제재했다. 민진당 의원 라이주이룽은 "중국의 겁주기는 대만인들의 반감만 살 것"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은 구렁텅이에 빠지기 전에 그만 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만인들은 대부분 중국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지만 펠로시 방문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기도 한다.

타오위안 출신 엔지니어 자마케 장(30)은 3일 방문 당일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싶어 온종일 하늘만 쳐다봤다고 했다. "곧 해외에 나가려 하는데 중국 군대 훈련으로 봉쇄돼 못갈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대만인들, 펠로시에 "환영"부터 "미국 마녀"까지 다양한 반응

기사등록 2022/08/04 10:48:19 최초수정 2022/08/04 11:12:41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