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역사성·개방 민주성 도외시"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 활용방안과 관련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문화재청 노조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문화재청지부는 25일 논평을 내고 "청와대를 거대한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켜 베르사유 궁전처럼 꾸민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업무보고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노조는 "청와대는 해방 후 지난 70여년간 세계 최빈국에서 오늘의 경제대국,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우뚝 서는 과정에서 역사의 영욕을 함께한 우리 국민의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라며 "문체부 장관의 업무보고는 이런 청와대의 역사성과 개방의 민주성을 도외시하고 거대하고 화려한 궁전으로 되돌리는 퇴행은 아닌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체부는 문화유산을 보존·관리하고자 하는 관계 전문가와 현재 청와대를 관리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의견을 묻고 들은 적이 있냐"고 반문하면서 "개방의 주인인 국민에게 물었는가. 소위 상위 부처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아닌가. 1000년 역사의 청와대를 대대손손 보존하고 향유할 이 중차대한 계획을 몇몇 관료들의 단기간 기획으로 갈음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문화재청은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을 설치해 지난 5월부터 대통령실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청와대 권역과 시설개방 관리업무를 시작했다.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위임 해제시까지 청와대 개방과 관련한 관람객 예약·출입, 경내 시설물 관리·경내 문화행사 기획 등 전반적인 청와대 개방 관리업무 전반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문화재청 직원들은 5월10일부터 지금까지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자원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맡은바 소임을 다해왔다"며 "물밀 듯이 밀려드는 관람객들이 혹시라도 작은 사고라도 나지는 않는지 노심초사하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개선해야 할 점은 없는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주말과 휴일도 반납하고 현장을 누비며 살펴왔다"고 말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에 들뜬 관람객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보며 자부심과 긍지로 지난 70여일을 보람 있게 보내왔다. 우리 노조는 청와대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이 훼손되는 문체부의 계획에 우려의 뜻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체부는 지난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지난 20일 사전 브리핑에서 "국민에게 청와대가 개방되는 1단계에서는 문화재청과 청와대 관리비서관실이 함께 했지만, 살아 숨쉬는 청와대로 만드는 2단계는 문체부가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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