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총력전 나선 정부…글로벌 불황·中 견제 '변수'

기사등록 2022/07/25 14:43:13

최종수정 2022/07/25 14:51:44

尹정부 반도체 전방위 지원에도 하반기 업황 어두워

경영환경 불투명 등으로 SK 공장 증설계획도 보류해

美 '칩4 동맹'도 관건…미중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韓

반도체 수출 62%가 중국…중국 견제에 한국도 난감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이 공개되고 있다. 2022.07.25. jtk@newsis.com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이 공개되고 있다. 2022.07.2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김성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분에서 5년간 향후 340조원의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개최된 3나노 파운드리 양산 출하식에 참석해 "지난주(21일)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바탕으로 민간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정부 지원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 장관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국내 수요가 중요한 만큼, 미래 수요를 견인할 디스플레이·배터리·미래 모빌리티·로봇·바이오 등 '반도체 플러스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수립해 이행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10년 동안 15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하고, 인프라 지원과 규제 특례, 세제 지원,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R&D) 집중 지원 등을 통해 반도체 분야를 총력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제 경기 침체와 더불어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 등으로 하반기에 반도체 '한파'가 몰아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국이 강세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 등의 업황이 어두운 분위기다. 지난 20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낸드플래시의 3분기 가격 변동 전망을 당초 '3~8% 하락'에서 '8~13% 하락'으로 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전망치를 내려잡은 배경으로 "수요 지연과 낸드 플래시 공정의 발전으로 2분기 시장 공급 과잉이 심화했다"면서 "3분기 가격 하락이 확대되고, 하락은 4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던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하기도 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들도 공급과잉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달 초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D램 가격과 관련해도 "D램 공급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올해 3분기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1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D램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향후 여러 개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하기 위해 조정 중"이라며 "신규 공장·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을 공개한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파운드리 3나노공정 출하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2.07.25. jtk@newsis.com
[화성=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공정으로 양산한 반도체 제품을 공개한 2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파운드리 3나노공정 출하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2.07.25. [email protected]


여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안보 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에 이어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 참여까지 논의되면서 정치·외교적 현안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동맹'은 한국·일본·대만과 같은 우호국이나 동맹국들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이른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과 '가치 동맹'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오는 8월 말까지 칩4 동맹 회의를 하자고 제안했지만, 협의체 목적이 대(對) 중국 견제인 만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를 경험한 한국 입장에선 부담이다.

일본·대만과는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실익이 다르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아직 한국산을 대체할 만큼은 아니지만 국내 반도체 수출의 62%가 중국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칩4 동맹 가입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는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하면 경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연일 견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고, 소비심리 악화 영향이 크다"며 "주요 산업들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자체도 호황이 될 수 없는 상황이고,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문연구원은 "칩4 동맹 참여 여부는 어떤 것에 비중을 둘 것인지 중요하다"면서 "칩4 참여로 인한 다른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이냐, 실익이 어디에 더 있는가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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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총력전 나선 정부…글로벌 불황·中 견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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