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시민단체·금융노조, 기자회견
"소비자 보호와 금융사 건전성 약화 우려"
"저축은행·사모펀드 사태 잊어선 안돼"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금융당국이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 금융사 노동조합들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금산분리 완화 정책은 금융회사들이 국민의 자산과 개인정보를 사유화해 수익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하고, 기업의 독점화를 가속해 시장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25일 경제민주주의2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금융사 요구만 수용하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즉각 재구성하라"며 "윤석열 정부의 금융규제완화 정책 추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금산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디지털화, 빅블러 시대에 대응한 금융규제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금산분리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을 뜻한다. 현재 금융지주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또 은행과 보험사들은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출자가 불가하다.
이들은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규제혁신 과제를 살펴보면 금산분리·전업주의 규제를 허물어 금융기관이 국민의 자산과 개인정보를 사유화해 각종 수익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혁신이라는 미명하에 각종 금융규제·감독을 완화해 취약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더 약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의 적정한 개입과 규제 없다면 기업의 독점화가 가속되고 시장에서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양적 긴축의 영향으로 금융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이러한 전 세계 금융 규제 흐름에 역행하며 금융사의 민원을 대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의 음식 배달과 휴대폰 판매 허용이 금융산업의 미래인지 의문"이라며 "오로지 금융사가 고객 돈으로 온갖 장사를 할 수 있는 난장을 깔아준 것에 다름 없다"고 부연했다.
또 "가상자산업에 대한 ICO를 허용하고,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들이 코인투자 뛰어들 수 있도록 하면 금융불신이 가중되고 사회적으로 큰 피해발생이 우려된다"며 "저축은행 사태와 DLF,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가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로 발생됐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규제혁신회의 구성원들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금융규제혁신회의 구성원들은 기업과 금융사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인물로 가득하다"며 "금융 현장의 노동 요구를 대변하는 자와 금융소비자의 대표들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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