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임으로 마타렐라 대통령이 결정
마타렐라 대통령 "정당들, 건설적 기여 기대"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의회를 해산했다. 이에 따라 올 가을 총선이 치러지게 됐다.
유로뉴스,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의회 해산은 언제나 마지막 선택"이라면서도 또 다른 연정 구성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의회 해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의회 해산에 따라 새로운 총선이 70일 이내에 치러져야 한다. 가을 조기 총선이 결정된 셈이다.
정부는 총선일을 오는 9월25일로 결정했다. 70일 기간 중 마지막 일요일이 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게 됐으나, 이탈리아가 직면한 엄청난 도전들을 고려했을 때 정당들이 "이탈리아를 위한 상급 이익"을 위해 "건설적인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가 직면한 도전들로는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팬데믹의 지속적인 위협 등을 꼽았다.
앞서 이날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주요 연정 파트너들이 신임투표를 거부하자 결국 사임했다.
우파와 좌파, 포퓰리스트 등이 뒤섞인 드라기 총리의 불안한 연정은 이날 연정 파트너들이 '의회의 임기를 마치고, 유럽연합(EU)이 후원하는 코로나19 복구 프로그램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다시 뭉쳐야 한다'는 그의 호소를 거부한 후 붕괴됐다.
드라기 총리의 연정 지지 호소에도 가장 큰 연립정부에서 가장 큰 정당 '오성운동'(M5S)을 비롯해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와 극우당 '동맹'이 표결을 보이콧한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산안 통과 등 때문에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을 총선을 치른 바 없다. 따라서 이번 가을 조기 총선으로 내년도 예산 수립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등으로 국제 정세가 흔들리는 가운데 드라기 총리가 사임하며 악재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AP는 "이 혼란은 유로존의 3번째로 큰 경제 국가에게 최악의 시기에 찾아왔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물가 상승, 코로나19 후폭풍, 우크라이나 정세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통신은 "이탈리아의 어떠한 불안정도 유럽의 다른 지역에 파급될 수 있다. 경제적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으며 EU가 러시아에 대항해 통일된 전선을 유지하려 할 때, 존경받는 정치인을 빼앗겼다"고 했다.
드라기 총리는 서방의 대러 압박에 강력히 동참해왔다. 그의 사임이 단결된 대러 대항 전선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드라기 총리가 당장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총선까지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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