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 '강남불패' 무너졌는데, 서초구만 상승…왜?

기사등록 2022/07/22 06:05:00

최종수정 2022/07/22 10:16:41

서초구 25개구 중 유일하게 4주 연속 아파트값 '상승'

토지거래허가제 예외·신축 단지 많아…주택 수요 꾸준

추가 금리 인상 예고 하방 압력에 나홀로 상승 '한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을 밟으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연내 금리가 3.0%까지도 갈 전망이라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집값 하락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7.1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을 밟으면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연내 금리가 3.0%까지도 갈 전망이라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집값 하락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물가 급등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해 서울 24개구(邱)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서초구만 유일하게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잇단 금리인상으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아파트값 하락세 더욱 가팔라진 상황에서도, 서초구는 신축 대장주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전체적으로 매물이 늘었지만, 서초구는 오히려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8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서초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4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5% 떨어졌다. 낙폭도 전주(-0.04%) 대비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5월 다섯째 주부터 8주 연속 하락하면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강남구가 포함된 강남권역(11개구)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서초구(0.03%)만 반포동 재건축과 신축 위주로 수요가 유지돼 상승했고, 송파구(-0.02%)·강동구(-0.02%)·구로구(-0.07%)·금천구(-0.07%)·관악구(-0.05%) 등은 하락했다.

강북권역(14개구)은 전주 대비 0.09% 떨어졌다. 도봉구(-0.10%→-0.14%)는 방학·창동 구축, 노원구(-0.10%→-0.13%)는 상계동 대단지 중소형, 강북구(-0.09%→-0.13%)는 미아뉴타운 위주로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됨에 따라 매수 수요 감소로 매물 적체가 지속되는 등 시장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은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는 상황인데, 서초구는 유일하게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이 0.04% 하락해 지난주(-0.03%)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은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는 상황인데, 서초구는 유일하게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이 0.04% 하락해 지난주(-0.03%) 대비 하락폭이 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서초구 대장주로 꼽히는 주요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전용면적 78㎡)는 지난달 24일 43억8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실거래 가격인 37억8000만원(지난 4월)과 비교하면 6억원 올랐다. 또 지난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윈(전용면적 114㎡)는 40억5000만원,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135㎡)는 5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매물이 늘고 있는데, 서초구는 25개 중 가장 높은 감소율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매물 적체 속에서도 서초구는 오히려 매물이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서초구의 매물 수는 4461건에서 4239건으로 5.0% 줄었다.

서초구가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와 신축 단지 비중이 영향이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는 강남구와 달리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신축이 많다 보니 주택 수요가 꾸준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집값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상승할 우려가 있는 구역에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다. 현재 서울에서는 총 10개의 지정 구분으로 총 54.36㎢ 서울시 면적 605.24㎢ 중 약 9%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허가 대상 외에는 모두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반드시 받아야 거래가 가능하다. 주거용 토지의 경우 면적이 6㎡ 초과할 경우 2년간 실거주용 목적으로만 매매할 수 있다.

또 서초구 아파트들은 이미 재건축을 끝내 신축이 상대적으로 많고, 구축에 비해 주택 임대료가 비싼 편이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떠받치고 있어 집값 하락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강남권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해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방 압력이 높아 서초구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되면서 강남지역의 아파트들도 영향을 받아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주택 매수심리 위축으로 서초구 역시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서초구는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고, 신축 단지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강남권 주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갈수록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서초구만 나홀로 상승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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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에 '강남불패' 무너졌는데, 서초구만 상승…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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