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LS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전기의 시대'를 맞아 '양손잡이'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손잡이 경영은 주력사업과 신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조직 형태다. 전기·전력·소재 등 분야 기술 격차를 지켜나가면서도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미래 먹거리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구자은 LS 회장의 경영 철학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달 초 경기도 안양시 LS타워 대강당에서 개최된 LS 임원 세미나에 일일 연사로 나서 "양손잡이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특별 메시지를 전달했다. LS 임원세미나는 그동안 외부 강의를 위주로 진행해왔으나, 구 회장은 이번에 특강을 자처했다. 올해 1월 취임한 구 회장은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석 달간 ㈜LS 명노현 사장과 함께 충청·경상·전라권 전국 14곳의 자회사·손자회사 사업장을 방문하는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미래 전략을 구상해왔다.
구 회장은 이번 강연에서 전례 없는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큰 변화의 시기는 LS에게 있어서는 다시 없을 큰 기회라고 강조하며 "LS도 배터리·전기차·반도체(배·전·반)이 이끄는 산업 생태계 속 소재, 부품 등의 영역에서 숨은 기회들을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사업은 운영체계 혁신과 데이터 경영으로 최적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애자일(Agile·민첩) 경영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S는 지난 5월 주력 계열사인 LS-Nikko동제련의 2대 주주 JKJS가 보유한 49.9% 지분을 9300억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최근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호조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회사의 지배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전기동(銅)을 주요 자재로 다루는 그룹내 계열사와의 사업 시너지 확대까지 내다보는 큰 그림이다.
한편으로는 E1과 공동 투자해 지난 4월 전기차 충전 사업법인인 'LS E-Link'를 신규 설립했다. LS는 LS E-Link를 컨트롤 타워로 삼아 앞으로 그룹 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기차 분야 사업 역량을 집결할 계획이다.
각 계열사도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 솔루션 등 오랜 사업 경험을 가진 분야의 시장 영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분야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케이블 솔루션 글로벌 리더 LS전선은 케이블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외 해상풍력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해저케이블을 생산만 했다면, 해저 전문 시공까지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LS전선은 2009년 국내 최초로 해저케이블 사업 진출 후 미국 첫 해상풍력단지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대형 턴키(일괄수주계약) 사업을 수행했다. 해저 케이블을 제조해 시공까지 일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LS전선을 포함해 5개 업체에 불과하다. 이어 지난 4월에는 해저 전력 케이블 포설선 'GL2030'을 건조해 취항했다. 포설선은 케이블을 싣고 다니며 해저에 설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는 배를 말한다. 구 회장은 취항식에서 "LS는 세계적인 해저케이블 생산 메이커에서 나아가 해저 전문 시공 역량까지 겸비해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서 세계로 뻗어가는 대항해의 닻을 올리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LS일렉트릭도 스마트 배전과 세계 최고 수준의 직류(DC)·교류(AC) 제품 솔루션을 앞세워 신시장 개척과 전기차 부품 사업에 힘을 모으고 있다.
LS일렉트릭은 20~22일 사흘간 베트남 호치민 사이공전시컨벤션센터(SECC)에서 열리는 '2022 한국-베트남 스마트 전력에너지전(KOSEF 2022)'에 참가해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아 최근 급성장하는 동남아 전력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또 지난 4월 물적 분할한 전기차 부품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중국에 이어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이달 중국에 이어 멕시코에 두 번째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2024년부터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LS-Nikko동제련도 2016년부터 생산 전 과정을 통신으로 연결해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친환경 인증인 '카퍼마크(Copper Mark)'을 획득해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공략도 노리고 있다.
LS엠트론은 트랙터 작업기 생산 합작투자 등을 통해 주력 시장인 북미 수출을 계획 중이다. 친환경 에너지 기업 E1도 에너지 사업 노하우를 통해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충전 등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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