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덥친 기업들]SK, '파이낸셜 스토리'로 위기 돌파

기사등록 2022/07/19 06:46:00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SK 제공) 2022.7.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SK 제공) 2022.7.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일명 '3고 경제'를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의 방법론으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강조하고 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 재무 성과 뿐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 성장을 가속화 하자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2020년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제시한데 이어, 지난 6월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도 다시 한 번 파이낸셜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와 경영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기업 가치는 재무 성과와 미래 성장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EV) 외에도 사회적 가치(SV), 유무형의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며 "이 중 어떤 요소를 끌어올리고, 어떤 요소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높일지 분석해 이해 관계자의 더 큰 신뢰와 지지,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사 또한 ESG 경영 기반의 사업 모델 혁신, 친환경 분야 집중 투자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에 집중 투자하며 정유·석유화학을 넘어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SK온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자동차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을 설립했고, 지난 13일 공식 출범했다. 양 사는 각각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블루오벌SK를 설립, 배터리 공장을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건설할 예정이다.

테네시 공장은 1554만㎡(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건립된다. 켄터키 공장 부지 면적은 총 628만㎡(190만평)이다. 3개 공장 완공 시 연간 배터리 셀 생산능력은 총 129 기가와트시(GWh)다.

양사는 지난 3월 튀르키예(터키) 기업 코치 홀딩스(Koc Holdings)와 함께 튀르키예에서 30~45기가와트시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양사가 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SK온은 합작법인과 더불어 자체적 투자를 통해서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서 꾸준한 투자를 통해 2017년 1.6기가와트시에 불과했던 생산능력을 올해 말 기준 77기가와트시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는 500기가와트시 이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SK는 친환경 미래에너지에 주목하고 수소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SK는 2025년까지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벨류체인 구축해 글로벌 1위 수소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SK㈜와 SK E&S는 2021년 각각 8000억원을 출자해 약 1조6천억원(15억 달러)을 공동 투자해 수소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지분 9.9%를 확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서울=뉴시스]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2공장. (사진 = SK 제공) 2022.7.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2공장. (사진 = SK 제공) 2022.7.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97년 설립된 플러그파워는 차량용 연료전지, 수전해 핵심 설비인 전해조,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핵심 수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전체 수소 지게차 공급 시장을 95% 점유하고 있으며, 중대형 트럭시장 진출과 함께 드론, 항공기, 발전용 등 수소 연료전지의 활용을 다각화하고 있다.

또한 SK E&S는 플러그파워와 2022년 1월, 합작회사 SK플러그 하이버스(SK Plug Hyverse)를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 내 수소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SK㈜는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대량생산에 성공한 미국 모놀리스(Monolith)에 투자했고,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청록수소는 메탄(CH4)이 주성분인 천연가스를 고온의 반응기에 주입해 수소(H2)와 고체탄소(C)로 분해해 생산되는 수소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블루수소 등과 함께 친환경 청정 수소로 분류된다. SK는 이를 통해 모놀리스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수소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수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 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투자에도 나섰다. SK㈜와 SK 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설계기업인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협력(MOU)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 및 상용화 협력에 나선다.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 벤처 기업인 테라파워(TerraPower)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Sodium-cooled Fast Reacto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K는 글로벌 탄소감축 기여라는 그룹의 경영 방침에 따라, 테라파워와 협력해 다양한 그린에너지 사업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SK E&S는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주목하고 글로벌 선두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9월 미국의 그리드솔루션(Grid Solution) 기업인 키캡처 에너지(Key Capture Energy)에 6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95%를 인수, 경영권을 확보했다. 키캡처 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미국 그리드솔루션 선도 기업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의 에너지솔루션 분야 선도기업인 레브 리뉴어블스(Rev Renewables)에 최대 4억불을 투자하기 위해 자회사인 SK E&S Americas Inc.에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레브 리뉴어블스는 미국 전역에서 ESS 290㎿, 태양광발전 365㎿, 풍력발전 132㎿, 양수발전 1620㎿등 총 2.4GW 규모의 친환경 발전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친환경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이 투자를 통해 레브 리뉴어블스의 모기업인 미국의 최고 수준 종합 에너지솔루션 기업 LS Power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보하기도 했다.

SK E&S는 향후 LS Power와 함께 ESS·분산전원 기반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전기차 배터리 기반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등 다양한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ESG경영 기반 사업 모델로의 혁신을 통해 시장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3高 덥친 기업들]SK, '파이낸셜 스토리'로 위기 돌파

기사등록 2022/07/19 06:46: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