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승강제 T4리그 부천 지역 경기 직접 가보니
경기 마친 뒤에도 계속 남아 동호인들끼리 친선 게임
3복식으로 진행, 서로 출전 선수 몰라 남녀 대결도 펼쳐져
[부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기온이 30도에 이르는데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
9일 경기도 부천시 복사공원 테니스장이 딱 그랬다. 마스크를 쓰고 있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하지만 테니스장 코트 위에 있는 테니스 동호인들은 공을 치고, 돌아오는 공을 받아치기 바빴다. 비오듯 땀을 흘리는데도 지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은 대한테니스협회가 올해 도입한 승강제 리그 부천 지역 경기가 열린 날이었다. 시범 운영하는 승강제 T4리그로, 전국 동호인 대회 입상 경력이 없는 생활체육 일반 수준 참가자만 출전할 수 있다.
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막을 올린 T4리그에는 920여개 팀, 7400여명이 참가하는데 이날은 부천 지역 테니스 클럽인 어울림과 파워스, 리스펙트가 경기를 하는 날이었다.
오후 5시께에는 경기가 열리는 시간이 아니었는데도 코트에서는 동호인들이 공을 주고 받고 있었다.
양은탁 부천시테니스협회 전무이사는 "경기가 끝난 분들과 경기를 앞둔 분들이 어울려 친선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경기가 끝났는데도 공을 치느냐'고 묻자 어울림 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민씨는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하죠. 테니스 환자들이죠, 뭐"라며 웃어보였다.
9일 경기도 부천시 복사공원 테니스장이 딱 그랬다. 마스크를 쓰고 있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하지만 테니스장 코트 위에 있는 테니스 동호인들은 공을 치고, 돌아오는 공을 받아치기 바빴다. 비오듯 땀을 흘리는데도 지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은 대한테니스협회가 올해 도입한 승강제 리그 부천 지역 경기가 열린 날이었다. 시범 운영하는 승강제 T4리그로, 전국 동호인 대회 입상 경력이 없는 생활체육 일반 수준 참가자만 출전할 수 있다.
테니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막을 올린 T4리그에는 920여개 팀, 7400여명이 참가하는데 이날은 부천 지역 테니스 클럽인 어울림과 파워스, 리스펙트가 경기를 하는 날이었다.
오후 5시께에는 경기가 열리는 시간이 아니었는데도 코트에서는 동호인들이 공을 주고 받고 있었다.
양은탁 부천시테니스협회 전무이사는 "경기가 끝난 분들과 경기를 앞둔 분들이 어울려 친선 게임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경기가 끝났는데도 공을 치느냐'고 묻자 어울림 클럽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민씨는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하죠. 테니스 환자들이죠, 뭐"라며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근래 들어 가장 좋은 날씨"라면서 "비가 오고 있는 중에는 부상 위험이 있어 테니스를 치지 못하지만, 비가 그치기만 하면 밀대로 물기를 밀어내고 테니스를 친다"고 전했다.
리스펙트와 어울림의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양은탁 전무이사는 각 클럽으로부터 출전자 명단을 받았다. 경기는 3복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날 하드코트 3개 면에서 한꺼번에 치러졌다.
그런데 대진이 특이했다. 여자 복식, 남자 복식, 혼성 복식으로 재단할 수 없었다. 한 곳에서는 여자끼리 이뤄진 조와 남자끼리 구성된 조가 맞붙었고, 가운데 코트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한 조가 돼 남자끼리 짠 조를 대결했다.
양은탁 전무이사는 "누가 출전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출전 선수 명단을 제출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동호인들은 약 5분 정도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며 몸을 풀었다. 본격적인 경기를 펼치기 전 몸을 풀기 위한 시간이다. 이 때 상대의 실력을 탐색한다는 것이 한 동호인의 귀띔이다.
워밍업을 마친 동호인들은 경기 전 코트에서 네트를 가운데 두고 마주서 라켓을 부딪히며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한 뒤 이어지는 것이 가위바위보였다. 서브권과 코트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리스펙트와 어울림의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가 다가오자 양은탁 전무이사는 각 클럽으로부터 출전자 명단을 받았다. 경기는 3복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날 하드코트 3개 면에서 한꺼번에 치러졌다.
그런데 대진이 특이했다. 여자 복식, 남자 복식, 혼성 복식으로 재단할 수 없었다. 한 곳에서는 여자끼리 이뤄진 조와 남자끼리 구성된 조가 맞붙었고, 가운데 코트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한 조가 돼 남자끼리 짠 조를 대결했다.
양은탁 전무이사는 "누가 출전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출전 선수 명단을 제출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동호인들은 약 5분 정도 서로 공을 주고 받으며 몸을 풀었다. 본격적인 경기를 펼치기 전 몸을 풀기 위한 시간이다. 이 때 상대의 실력을 탐색한다는 것이 한 동호인의 귀띔이다.
워밍업을 마친 동호인들은 경기 전 코트에서 네트를 가운데 두고 마주서 라켓을 부딪히며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한 뒤 이어지는 것이 가위바위보였다. 서브권과 코트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T4리그 경기에서는 공의 코트 인, 아웃 여부나 포인트를 경기를 하는 동호인들이 직접 체크한다.
경기 도중 서로 포인트를 확인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날도 한 동호인이 경기 도중 상대에게 "러브 서티 맞죠?"라고 묻기도 했다.
애매한 공이 코트 안으로 들어왔는지 묻는 광경도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승패를 가리는 것이기에 동호인 모두 진지했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경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중 계속 "안녕하세요"라는 소리도 들렸다. 동행한 대한테니스협회 관계자는 "동호인끼리 테니스를 칠 때 서브를 넣기 전 인사를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어울림 클럽의 김혜란(40)씨는 서브가 폴트가 되자 상대에게 "죄송하다"고 외쳤다. 다른 코트에서도 샷이 코트를 크게 벗어나자 역시 상대에게 사과를 했다. 상대가 공을 주우러 가야하기 때문에 사과를 한 것이다. 프로 선수들의 경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상대가 좋은 샷을 쳐 포인트를 내줘도 "나이스 샷"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경기 도중 서로 포인트를 확인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날도 한 동호인이 경기 도중 상대에게 "러브 서티 맞죠?"라고 묻기도 했다.
애매한 공이 코트 안으로 들어왔는지 묻는 광경도 여러차례 볼 수 있었다.
승패를 가리는 것이기에 동호인 모두 진지했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경기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중 계속 "안녕하세요"라는 소리도 들렸다. 동행한 대한테니스협회 관계자는 "동호인끼리 테니스를 칠 때 서브를 넣기 전 인사를 하는 것이 에티켓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어울림 클럽의 김혜란(40)씨는 서브가 폴트가 되자 상대에게 "죄송하다"고 외쳤다. 다른 코트에서도 샷이 코트를 크게 벗어나자 역시 상대에게 사과를 했다. 상대가 공을 주우러 가야하기 때문에 사과를 한 것이다. 프로 선수들의 경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상대가 좋은 샷을 쳐 포인트를 내줘도 "나이스 샷"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경기 후에도 프로 선수들의 경기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김혜란씨는 여성 동호인과 조를 이뤄 남자 동호인들끼리 짜여진 팀과 대결했는데, 경기 후 상대 팀이었던 남성 동호인 한 명이 '이럴 때는 이렇게 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해줬다.
경기 전후, 경기 중 인사를 하거나 같은 팀끼리 화이팅을 할 때 악수를 하거나 손바닥을 부딪히지 않고, 라켓을 마주댔다.
파워스 클럽 소속으로, 구력이 2년 정도 된 회사원 신민건(34)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완화된 후 마스크를 벗고 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무척 좋았다"며 "하지만 화이팅을 하거나 인사를 할 때 라켓을 부딪히는 문화는 그대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복식 3경기 모두 1시간 내외로 끝났지만, 동호인들은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최근 테니스 열풍 속에 야외 코트 구하기가 전쟁이나 다름없기에,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경기를 치른 동호인들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른 이들과 조를 짜 다음 경기 시작 전까지 친선 게임을 했다. 다른 동호인들과 친선 게임을 한 후 경기를 치른 김혜란씨는 경기 후에도 코트 위를 누볐다.
기존 테니스 동호인 대회는 실력이 상당한 사람들 위주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테린이'가 대폭 늘면서 입문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도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테린이들의 실전 갈증을 풀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동호인들은 비슷한 수준의 동호인들끼리 대결할 수 있는 승강제 리그 창설을 무척이나 반긴다.
경기 전후, 경기 중 인사를 하거나 같은 팀끼리 화이팅을 할 때 악수를 하거나 손바닥을 부딪히지 않고, 라켓을 마주댔다.
파워스 클럽 소속으로, 구력이 2년 정도 된 회사원 신민건(34)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완화된 후 마스크를 벗고 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무척 좋았다"며 "하지만 화이팅을 하거나 인사를 할 때 라켓을 부딪히는 문화는 그대로 남았다"고 설명했다.
복식 3경기 모두 1시간 내외로 끝났지만, 동호인들은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최근 테니스 열풍 속에 야외 코트 구하기가 전쟁이나 다름없기에,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경기를 치른 동호인들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른 이들과 조를 짜 다음 경기 시작 전까지 친선 게임을 했다. 다른 동호인들과 친선 게임을 한 후 경기를 치른 김혜란씨는 경기 후에도 코트 위를 누볐다.
기존 테니스 동호인 대회는 실력이 상당한 사람들 위주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테린이'가 대폭 늘면서 입문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회도 점차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테린이들의 실전 갈증을 풀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동호인들은 비슷한 수준의 동호인들끼리 대결할 수 있는 승강제 리그 창설을 무척이나 반긴다.
테니스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됐다는 김혜란씨는 "원래 동호회 사람들끼리만 경기를 했는데, T4리그가 생긴 뒤 다른 동호회 사람들과 칠 기회가 늘어나 무척 좋다. 어떤 동호회가 있는지 알 수 있고, 실력도 파악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인맥도 넓어져서 좋다"고 강조했다.
취업 준비생으로 3년 전부터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했다는 리스펙트 클럽의 심준호(25)씨는 "참가하는 동호인 대부분이 항상 T4리그가 생겨서 좋다고 하신다. 다른 동호회 사람들과 치면서 새로운 공을 받을 수 있고, 경험이 쌓인다"며 "야외 코트를 잡기가 힘든데 야외 코트에서 주기적으로 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신민건씨도 "테니스를 조금 쳐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잘 치는 분들이 못하는 사람들과 치려고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끼리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니 좋다"고 말했다.
테린이들은 테니스 입문자를 위한 대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 리그가 더 활성화 돼 동성끼리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안고 있다.
김혜란씨는 "코로나19로 동호인 대회가 많이 열리지 않았는데 이런 리그가 생겼다.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심준호씨와 조를 이뤄 남성끼리 이뤄진 조와 경기를 펼친 구력 4년의 초등학교 교사 고나영(31)씨는 "오늘 여성끼리 이뤄진 조와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남성끼리 이뤄진 조와 만났다.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물론 오래 친 여성 분들은 남성 분들보다 잘 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력 2년차부터 여자와 남자의 격차가 생긴다. 아무래도 남성 분들과 경기하면 공을 받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나영씨는 "리그가 생겨 너무 좋지만 승강제 리그라 승패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다보니 여성들에게 기회가 덜 오는 것도 사실이다. 리그가 활성화 돼 여성부 리그가 따로 생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취업 준비생으로 3년 전부터 테니스를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했다는 리스펙트 클럽의 심준호(25)씨는 "참가하는 동호인 대부분이 항상 T4리그가 생겨서 좋다고 하신다. 다른 동호회 사람들과 치면서 새로운 공을 받을 수 있고, 경험이 쌓인다"며 "야외 코트를 잡기가 힘든데 야외 코트에서 주기적으로 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신민건씨도 "테니스를 조금 쳐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잘 치는 분들이 못하는 사람들과 치려고 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끼리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니 좋다"고 말했다.
테린이들은 테니스 입문자를 위한 대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 리그가 더 활성화 돼 동성끼리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안고 있다.
김혜란씨는 "코로나19로 동호인 대회가 많이 열리지 않았는데 이런 리그가 생겼다.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심준호씨와 조를 이뤄 남성끼리 이뤄진 조와 경기를 펼친 구력 4년의 초등학교 교사 고나영(31)씨는 "오늘 여성끼리 이뤄진 조와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남성끼리 이뤄진 조와 만났다.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물론 오래 친 여성 분들은 남성 분들보다 잘 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구력 2년차부터 여자와 남자의 격차가 생긴다. 아무래도 남성 분들과 경기하면 공을 받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나영씨는 "리그가 생겨 너무 좋지만 승강제 리그라 승패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다보니 여성들에게 기회가 덜 오는 것도 사실이다. 리그가 활성화 돼 여성부 리그가 따로 생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