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입원·외래 감소…"4년 뒤 병상 4만개 과잉" 전망

기사등록 2022/07/14 12:00:00

재원일수, 진료비 등은 오히려 증가

지역별 의료 격차 여전…"대책 마련"

지자체 여건에 따라 병상 계획 수립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여파에 입원과 외래 환자 수가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병상 수와 MRI 등 장비 보유 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위권이었는데, 병상은 4년 뒤 약 4만여개가 과잉 공급될 것으로 추계됐다.

보건복지부는 14일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이 조사는 보건의료 자원 공급 현황 및 이용 행태에 관한 내용을 산출했다.

먼저 입원 1건을 1명으로 산출한 입원 이용을 보면 2016~2019년 입원 환자 수는 1280만명에서 1300만명으로 증가하다가 2020년에는 1130만명으로 감소했다.

외래 역시 2016~2019년 7억6000만명에서 7억9000만명으로 증가 추세였지만 2020년에는 6억8000만명으로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단 입원 환자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0년 산재보험으로 급여를 받은 환자는 연평균 입원 2.3%, 외래 5.2%씩 늘었다.

또, 입원 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2016년 14.9일에서 2020년 16.1일로 증가했고 평균진료비 역시 같은 기간 226만원에서 343만원으로 늘었다. 평균 외래 진료비도 이 기간 3만1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많아졌다.

입원 환자의 평균재원일수는 OECD 평균 8.0일과 비교하면 2배 많은 수준이다.

입원 환자가 진료 받은 기관은 상급병원이 21.3%로 가장 많고 의원 14.3%,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14.2%, 100병상 미만 병원 14.1%다.

환자 유형은 일반 환자 978만명, 정신환자 26만명, 재활환자 9만7000명, 요양환자 58만명, 기타환자 9만4000명 순이다. 이중 요양환자만 연평균 0.2%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질병군을 보면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의 질환 및 장애가 210만명, 소화기계의 질환 및 장애 140만명, 눈의 질환 및 장애 60만명 순이다. 2016년과 비교하면 호흡기계 질환 및 장애는 연평균 11.9%, 귀, 코, 입, 인후의 질환 및 장애는 연평균 10.2%, 임신, 출산, 산욕은 연평균 9.0%씩 환자 수가 감소했다.

박수경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자원연구센터장은 "저소득층, 전문 질병군, 중증 환자는 감소폭이 적거나 오히려 증가했다"며 "평시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가 어떤 형태를 유지했느냐 차원에서 본다면 선방했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우리나라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22.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우리나라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인구 1000명당 병상 수.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22.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입원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진료를 받은 비율을 의미하는 자체 충족률은 대구가 88.7%로 가장 높았고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울산, 전북, 제주 등도 80%를 상회했다. 반면 세종은 29.7%로 가장 낮았다. 세종 거주 입원 환자의 경우 30.9%만 세종에서 진료를 받았고 30.2%는 대전에서, 13.1%는 서울에서 입원했다.

치료 난이도가 높은 전문진료질병군 입원 자체 충족률은 서울이 92.9%로 가장 높았고 대구 84.4%, 부산 80.2%로 80%를 넘겼다. 세종은 8.4%로 가장 낮았으며 경북, 전남, 충남, 충북, 광주 등은 50%를 밑돌았다.

응급 환자는 855만5000명이며 23.7%는 손상·중독 환자이고 나머지는 질병으로 응급실을 이용했다. 입원, 외래와 마찬가지로 응급 환자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전년대비 16.0% 감소했으며 질병 기인 응급 환자 수는 15.7%, 손상·중독 기인 응급 환자 수는 17.1% 줄었다.

보건의료 기관은 총 9만6742개소이며 연평균 1.8%씩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한방병원이 9.8%, 요양병원이 2.6%, 의원 2.3%, 약국 2.1%로 높았고 조산원은 10.5%씩 감소했다.

전체 병상 수는 68만5636개로 연평균 0.5%씩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3.2개로, OECD 평균 4.4개보다 3배 많은 수준이다.

병상 유형은 30만3066개가 일반 병상이고 요양 병상 27만1999개, 정신 병상 8만2595개, 재활 병상 1만4316개, 기타 병상 1만3660개다. 최근 5년간 일반·정신 병상은 감소 추세이나 재활·요양 병상은 증가세를 보였는데 특히 요양 병상의 경우 인구당 병상 수가 5.3개로 OECD 국가에서 가장 많았다.

병상 이용률은 72.8%로 의료기관 종별로 상급종합병원 93.0%,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85.3%,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77.0%, 100병상 이상 병원은 68.8%이었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에 일반 병상 약 4만4000개~4만7000개, 요양 병상은 약 3만5000개가 과잉 공급될 것으로 추계했다.

그러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지역이 2018년 10개 진료권에서 2020년 12개 진료권으로 늘어났다.

송영조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지역별 의료 자원이 불균형한 건 사실"이라며 "다양한 대책을 통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진료권 현황.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22.07.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진료권 현황.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22.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의료기관이 보유한 보건의료 장비는 CT 2080대, MRI 1744대, PET 186대다. 인구 100만명당 기준으로 하면 각각 CT 40.1대, MRI 33.6대, PET 3.6대로, OECD 평균 CT 25.8대, MRI 17.0대, PET 2.4대보다 많다.

MRI 촬영 건수는 총 620만건이다. 건강보험 550만건, 의료급여 40만건, 자동차보험 20만건, 보훈급여 4만건, 산재보험 2만6281건이었고, 이 중 약 81.5%가 상급종합과 종합병원에서 사용됐다.

특히 2018년부터 뇌·뇌혈관 등 MRI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됨에 따라 촬영 건수가 2019년 127.9%, 2020년 134.4% 급증했다.

보건의료 면허 등록자 수는 의사 12만9000명, 간호사 44만명, 약사 7만3000명이었으며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의사 10만7000명, 간호사 22만5000명, 약사 3만6000명이다.

의사는 의원급에 4만4000명, 종합병원에 2만2000명, 상급종합병원에 2만1000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평균 근무 연수는 보건의료기관에서 활동할 경우 의사 6.6년, 간호사 4.4년, 약사 5.3년이다. 보건의료기관 외 근무자는 의사 1만3285명, 간호사 16만945명, 약사 2만7281명이며 이들은 각각 평균 4.0년, 5.5년, 7.6년 동안 같은 기관에서 근무했다.

송 과장은 "이번 실태 조사 결과와 자문을 거쳐 각 시도에서 특성에 맞는 병상 수급 관리 계획을 세우도록 올해 진행하겠다"며 "보건의료자원의 공급 실태 및 이용 행태에 관한 전국 단위의 실태 조사가 각 지역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코로나에 입원·외래 감소…"4년 뒤 병상 4만개 과잉" 전망

기사등록 2022/07/14 12: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