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논란④]'이자 장사' 시중은행도 타깃될라

기사등록 2022/07/10 09:00:00

최종수정 2022/07/11 14:46:18

금리상승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

금융당국·정치권, 은행권 고통분담 주문

업계 "금리인하·취약차주 지원으로 이익 증가 반납"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으나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윤을 보는 은행권을 향한 고통 분담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로 폭리를 취하면서도 예금금리 인상에는 소극적인 시중은행도 '횡재세'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4조3553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0% 가까이 오른 것이다.

앞서 1분기에는 4대 지주 합산 4조5951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가계대출 감소에도 금리가 오르면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37%포인트로 2014년 10월(2.39%포인트) 이후 7년7개월 만에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사상 최대' 실적에 금리인하·고통분담 주문↑

금리 상승기에 은행의 이익이 증가하면서 예대마진으로 배를 불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은행들이 서민들의 고통을 나누며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0일 주요 시중은행장과의 첫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23일에는 "은행법이나 헌법, 법률 체계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은행은 상법상 주주 이익뿐 아니라 공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며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여당도 은행권의 고통 분담을 요구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로 과도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는데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통 분담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유가 상황에 높은 이익을 거두는 정유업계를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이뤄지는 '횡재세' 대상에 고금리로 이익을 낸 은행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횡재세란 횡재라고 할 만큼의 이익을 낸 기업에 추가로 물리는 '초과이윤세'를 말한다. 과거 영국 등에서는 은행을 대상으로 횡재세가 도입된 바 있다.

은행권, 가산금리 낮추고 취약 차주 지원…"이익 증가 이미 반납"

은행권에서는 지금도 대출 금리를 낮추며 가산금리 인하에 나섰고 취약 차주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세금까지 추가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횡재세'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150%, 200% 이익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대출 가산금리 인하와 취약 차주 지원 등으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익 증가분을 반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기관이 서민의 자금을 가지고 운용하는 만큼 공적 기능이 있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주주가 있는 기업에 공적인 역할만 강조한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익이 늘어나면 이를 비축해 미래를 준비하고 위기 상황에 이를 극복하는 데 쓰는 것인데 수익이 늘었다고 세금을 추가로 부과한다면 누가 적극적으로 영업해서 이익을 내려고 하겠냐. 금융업 자체가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에 늘어나는 이자 부담을 덜고자 취약 계층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리 인상기 취약 차주 프로그램을 이달 초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6월 말 기준 연 5%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의 금리를 연 5%로 일괄 감면 조정해 1년간 지원한다.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각각 최대 0.35%포인트, 0.3%포인트 인하한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신청할 경우에는 고객이 부담하는 연 0.2% 가산금리를 1년간 은행이 부담한다.

하나은행은 11일부터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과 서민 금융 지원 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포인트의 금리를 지원한다. 연 7%를 웃도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의 만기가 도래한 경우 연 7% 초과분에 대해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를 감면한다. 서민을 지원하기 위한 개인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신청 고객에게도 금리를 최대 연 1%포인트 감면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인하할 뿐만 아니라 예금금리는 올리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나누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그에 따라 수신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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