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리스크로 SKB-넷플 소송 언급
"해외 콘텐츠 플랫폼 기업과의 망사용료 갈등, 트래픽 증가 부담"
"글로벌 OTT로 트래픽 24배 폭증했는데 대가 안 낸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SK텔레콤이 경영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해외 콘텐츠 플랫폼 기업과의 망사용료 관련 갈등’을 꼽았다. 처리해야 할 트래픽이 약 24배 늘어나 부담이 커진 반면 망 이용 비용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떠오르는 리스크'로 ‘대내외 변수에 따른 네트워크 트래픽 급증’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코로나19 이후 정부 차원의 봉쇄 조치로 인해 모바일 네트워크 수요와 트래픽 이용량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해외 콘텐츠 플랫폼 기업과의 망사용료 관련 갈등과 트래픽 증가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이 국내 사업을 수행하며 트래픽이 약 24배까지 폭증했는데 이에 대한 망 이용 비용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정치권에서 ‘망 무임승차 방지법’ 발의 등을 통해 규제하고 견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당 5G 네트워크 사용량은 LTE 대비 2.5배 규모다. SK텔레콤은 이처럼 동영상 콘텐츠 이용 비중이 늘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이 급증해 인프라 증설과 관리비용이 늘었다고 했다.
SK텔레콤이 보고서에 적시한 내용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소송에 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6월 패소했다. 넷플릭스가 인터넷망 연결이라는 유상의 역무를 제공받고 있어 이에 대한 대가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고 형평에 부합한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곧바로 항소하면서 현재 3차 변론까지 진행했다.
국회에서는 법 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망 사용료' 내용으로 발의한 법안은 7개다. 다만 아직 담당 상임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는 공청회를 통해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관리할 중요 이슈로 트래픽에 대한 유연한 대응 방향과 네트워크 장애 등과 같은 문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네트워크 장애로 야기되는 국민생활 불편과 사회·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네트워크 장애 긴급복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무선통신 회선보유능력은 4820만 회선이다. 이는 알뜰폰(MVNO)을 포함한 총 가입자 수인 3190만 명의 151%에 해당한다. 전년 대비로는 19% 증가한 규모다.
연간 처리 데이터 트래픽은 409만 TB(테라바이트)로 전년 대비 20.5% 증가했다. 2019년(255TB)과 비교하면 60%나 늘었다.
지난해 발생한 대형 네트워크 장애 사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형장애 제로(0)화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예방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2023년까지 통신3사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통신장애 공동 대응 프로세스를 구축·개선하고, 재난로밍 가입자 증대에 따른 용량 증설 및 시스템 고도화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디도스(DDoS) 공격 차단 시스템 고도화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빅데이터 및 AI 분석 기법을 활용해 망운용 지능화와 대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비상 상황 시 급증하는 트래픽에 대응하기 위한 처리 용량 증설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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