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자사망 알뜰폰 가입자 위한 통합 CS 채널 오픈
LGU+, 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 중소 사업자 지원
자회사 점유율 50% 넘어 규제 회피 취지란 시각도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 슬로건을 내걸었다. 중소 사업자들의 대고객 서비스 인프라가 취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량 조회 등이 가능한 고객서비스(CS) 채널을 개설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통사 자회사 알뜰폰이 시장 점유율 절반을 넘긴데 따른 규제 압박을 모면하기 위한 방비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LGU+ 이어 KT도 알뜰폰 사업자와 '공생' 카드…SKT는 움직임 없어
마이알뜰폰에서는 요금제 등 가입회선 정보와 사용량, 요금 조회, 청구·납부 변경 등이 가능하다. 프리텔레콤, 유니컴즈, 엠모바일, 스카이라이프 등 KT망을 사용하는 총 24개 알뜰폰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한다.
KT는 마이알뜰폰 론칭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업자들과 논의를 진행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사이트 구축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마이알뜰폰 전용 앱을 출시하고 고객 셀프 개통, 요금제 변경, 알뜰폰 사업자별 요금제 간편 검색 등의 온라인 서비스를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알뜰폰 지원은 LG유플러스가 더 적극적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알뜰폰 파트너십 프로그램 ’플러스(+) 알파‘를 발표했다. 2년 이상 장기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1800개 현장 매장에서 알뜰폰 가입과 요금업무 병행해 가입자 유치를 돕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SPC와 연계한 알뜰폰 전용 구독형 제휴 요금제를 내놨다.
이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해 고객 CS를 처리하는 서비스 개발도 준비 중이다. CS인력이 부족한 중소사업자를 돕겠다는 취지다.
반면 SK텔레콤은 잠잠하다. 정부의 이통사 자회사 제한 관련 결정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알뜰폰과 관련한 별도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으론 알뜰폰으로의 가입자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부러 SK텔레콤이 나설 의지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회사 점유율 50% 넘어...규제 피하기 위한 선제 대응?
알뜰폰은 고착화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 경쟁구조를 타개하고 가계통신비 절감 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기존 취지와 달리 알뜰폰 시장이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위주로 형성되면서 중소 사업자를 중심으로 점유율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이통3사 자회사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LG유플러스 계열(미디어로그·LG헬로비전)이 22.1%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KT계열(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이 19.3%이다. SK텔링크는 9.6%다. 이를 종합하면 이통사 자회사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이통사 계열로 묶으면 LG유플러스가 비중이 높지만 단일 회사로는 KT엠모바일이 죄근 약 118만7000만을 기록,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회도 나서 이통사 자회사 규제와 관련한 법안을 발의하면서 시장 확대에 제동이 걸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역시 이통사 지배력이 알뜰폰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상생의 제스쳐를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손해보는 일이 아니다"라며 "알뜰폰 사업자가 내는 망 사용료(도매대가)가 쏠쏠한 수입원이 되는 데다 자사망 가입자가 늘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를 주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통사에도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시장 한편에선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이통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에 기여한 점을 고려하고 실질적인 상생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또 LG헬로비전과 같이 이통 자회사라도 인수합병(M&A)으로 인해 편입된 사례가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데 이통 자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제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비자 측면에선 선택권을 제한하는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