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유나양 가족 해상 추락사고 원인 집중 규명
차량 정밀 감식·블랙박스 영상 토대로 사건 재구성
가족 극단적인 선택 가능성 열어 두고 수사 본격화
[광주·완도=뉴시스] 신대희 기자 = 경찰이 실종됐던 조유나(10)양과 부모가 탔던 차량을 바다에서 인양해 3명이 숨진 것을 확인하고 사인 규명과 함께 해상 추락 사고 원인을 밝히는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차량 변속 기어 장치가 주차 모드(P)에 놓여 있던 점 등을 토대로 교통사고·범죄 연루·극단적인 선택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광주경찰청은 29일 오후 1시 20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주변 앞바다에서 꺼낸 아버지 조모(36)씨의 은색 아우디 차 안에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일가족 실종 한 달만이다.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뒷좌석엔 성인 여성과 어린이가 숨져 있었다. 이들의 옷차림·신발 착용 상태는 조양 일가족이 지난달 30일 묵었던 완도 신지면 펜션을 빠져나갈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 찍힌 모습과 유사하다. 시신에 외상은 없다.
경찰은 숨진 3명이 조양 일가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유전자 정보(DNA)로 신원 확인에 나섰다. 이후 부검을 통해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경찰은 또 차량 변속 기어 장치가 주차 모드(P)에 놓여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차량 정밀 감정을 의뢰해 고장·단순 교통사고, 사고 고의성 여부 등을 살핀다.
경찰은 일단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서고 있다.
조씨 부부가 실종 직전까지 수면제·극단적 선택 방법·가상 자산(루나 코인) 등을 인터넷에 검색한 점, 채무가 1억여 원에 달한 점 등을 고려해서다.
특히 조씨가 '완도 방파제 수심, 방파제 차량 추락, 익사 고통, 물때표, 카드 연체 방문' 등을 인터넷에 검색했던 정황을 확인했고 실종 직전 송곡항 주변 방파제로 차를 몬 CCTV영상 내용도 있어 이런 심증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주일가량 주로 펜션 방에만 머물다 퇴실할 때 조양을 업고 나왔고 당시 조양이 축 늘어져 있던 점, 조씨가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는 주변인 진술 등도 극단적인 선택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는 정황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에서 저장장치(SD메모리카드)를 확보, 영상 복원 등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조양 가족의 행방·차량 동선과 통신·금융 내역도 비교·분석해 사건·사고 연루 또는 범죄 연관성을 규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가족 극단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철저한 조사로 사인과 실종 동기, 사고 원인 등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조양 가족은 펜션에서 나간 직후인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6분 조씨가 몬 차를 타고 송곡항 방파제로 향했다. 다음 날 오전 1시 30분 전후 차례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조양 가족은 지난달 17일 제주도 한 달 살기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23일부터 완도에 머물렀다. 조양이 체험학습 기간이 끝나도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은 지난 22일에서야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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