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의장 "인플레 과소평가했다…물가안정 무조건적 대응"(종합2보)

기사등록 2022/06/24 05:57:59

최종수정 2022/06/24 10:14:41

"결과론적이지만 과소평가 맞아…이후 입장 많이 바꿔"

"데이터 기민하게 대응해야…불확실성 더하지 않게 분투"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3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2022.06.23.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3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모습. 2022.06.23.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었다고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6월 0.00~0.25% 수준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다는 지적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다"라고 시인했다.

연준은 당시 기존 전망치보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리라고 관측,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도 기준금리는 동결을 결정했다. 이에 이날 청문회에서는 앤 와그너 하원의원이 "연준이 더 빨리 움직이지 않은 점이 놀랍다. 솔직히 연준이 실제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이에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확실히 우리는 그랬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노동 시장 상황 등을 거론, "우리는 이 문제가 오래갈지, 아니면 신속하게 변화할지를 판단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노동 시장 참여율은 매우 높은 수준이었고, (코로나 상황에서) 갑자기 많이 낮아졌다"라며 "(당시 우리는) 사람들이 코로나19가 끝나는 대로 (일터로) 돌아오리라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새로운 백신이 있었고, 모든 미국인이 백신을 맞을 예정이었다"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다"라며 "그리고 (판단이) 꽤 틀린 것처럼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움직였다. 우리는 선회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여름 동안 인플레이션은 매달 하락하고 있었다"라며 "소비자물가지수(CPI)나 개인소비지출(PCE)은 9월까지 매달 내려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 충격이 일시적이라는 우리의 논지가 최소한 타당해 보였다"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이후) 10월과 11월에 데이터가 매우 바뀌었다"라며 "우리는 우리 입장을 많이 바꿨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후 우리는 재정 여건을 꽤 중대하게 긴축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대부분의 거시경제학자들도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질문에 "무조건적(unconditional)"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정말로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고 인플레이션을 2%대로 낮춰야 한다"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성장의) 혜택이 광범위하게 퍼지는 최대 고용을 지속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이날 "우리 인플레이션을 2%대로 돌려놓고자 한다"라고 거듭 목표를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유가와 식량 가격,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문제) 탓에 그 길은 점점 더 어려워져 왔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도 이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동시에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실히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또 "나는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그는 다만 이날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사이에는 관련성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의 도전은 인플레이션이 40년래 최고치라는 것"이라며 일부 인플레이션은 국내적으로 다룰 수 있지만, 유가 등에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통화 정책을 긴축하고 있다"라며 성장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하고 공급망이 성장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하며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게 연준 정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에게는 정밀한 도구는 없다"라며 "우리는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고, 이는 여러 경로로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준다'라고 했다. 이런 취지로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실업률이 상승할 위험은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에서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야기하는 어려움을 이해한다"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강력하게 전념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강력한 노동 시장 여건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필수"라고도 했다.

그는 이와 함께 "재정 여건은 지난해 가을부터 긴축돼 왔고, 현재 상당히 긴축돼 있다"라며 "향후 몇 달 동안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일관되게 하락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진행 중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리라고 예측한다"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도 "(금리 인상의) 속도는 계속해서 향후 데이터와 진화하는 경제 전망에 따를 것"이라며 "우리는 회의마다 결정을 내릴 것이고, 가능한 한 명확하게 우리의 생각을 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지난 한 해 상승세를 맞닥뜨렸다"라며 "추가적으로 놀랄 일이 닥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우리는 향후 데이터와 진화하는 전망에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며 "불확실하고 극도로 어려운 시기에 불확실성을 더하지 않도록 분투할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불확실한 상황에서 적절한 통화 정책을 수립할 때는 경제가 때로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 현재 인플레이션을 두고 "우리는 이런 시험을 겪어 본 적이 없다. 장기간 (예상보다) 길어진 인플레이션의 시기를 겪은 적이 없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태도를 질타하는 발언도 나왔다. 와그너 의원은 청문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비난 게임'에 진절머리가 난다"라고 지적했다.

와그너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꼽는 인플레이션 원인은) 하루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잘못이고, 다른 날에는 석유 업체와 정육업체의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행정부에서는 미국에서의 음울한 경제 상황에 관해 기꺼이 책임을 지려는 이가 아무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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