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9월22일 저녁 청와대에 최초 보고
24일 국방부 발표에서는 자진 월북 판단
하태경 "22~24일 사이에 무슨 일 있었나"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합동참모본부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 발생 당시 자진 월북이 아니라고 청와대에 최초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의 판단이 묵살된 후 자진 월북으로 판단이 바뀐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23일 오후 국방부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초 상황 보고가 9월22일 저녁에 있었는데 합참이 청와대에 월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는 보고서를 올렸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어 "그렇게 보고한 이유는 입수했을 때 조류가 북에서 남으로 흐르고 있었고 어선의 조업 활동 시기라는 것이었다. 월북을 결행한다면 주변에 배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월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월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입장이 바뀐 것은 24일부터다. 22일에는 월북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가 청와대를 거치면서 월북으로 둔갑했다"며 "22일에서 24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하 의원은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월북 의사를 밝혔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군과 이씨 간) 7시간 대화 내용 중에 한 번 '월북한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나오고 그 전후로 나오지 않는다"며 "통신 내용을 확보한 것은 북한 군인들끼리 대화한 것이다. 이대준씨 육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원에서도 3자 전언, 전문 증거는 유무죄의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잡힌 시간대가 입수 후 40여 시간이 경과 후라서 몸 상태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며 "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이대준씨와 답변이 오갔다. 동물적 생존 본능만 남아 있을 때 답변한 것이란 게 확인됐다"고 진정한 의미의 월북 의사 표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합참 입장 등이 1년9개월이 지난 뒤에야 공개된 데 대해 "당시에 진실이 은폐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방부가 이번에 월북 단정이 잘못됐다고 했고 왜 입장이 바뀌었는지 확인하려고 여러 자료를 열람했고 우리가 집요하게 답변을 요구했다"며 "국방부도 조사하는 과정이다. 감사원도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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