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발사체 자력발사 모든 기술력 확보
항공우주청 설립 후 달 탐사선 발사 계획
공공기관 확보한 우주기술 민간에도 이전
[고흥=뉴시스]맹대환 기자 =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발사체(로켓) 누리호의 2차 발사가 21일 성공하면서 세계 일곱번째 우주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목표 궤도 700㎞에 도달한 뒤 성늠검증 위성과 위성모사체를 안정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한국이 국가 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위성 자력발사와 미사일 기술통제 체제 등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우주발사체 자력발사 능력을 보유한 국가는 9개이지만, 무게 1t 이상의 실용급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6개국 뿐이었다.
누리호의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모든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하고 발사체 핵심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우주강국 도약 실현을 앞당겼다는 평가다.
한국은 누리호 사업을 통해 세계 일곱번째 중대형 액체로켓엔진 개발, 우주발사체 엔진개발 설비 구축, 대형 추진제 탱크 제작 기술, 독자 발사대 구축 기술 등을 확보했다.
한국형 발사체는 향후 차세대 발사체에 필요한 엔진 성능 개량을 통해 대형 및 소형 발사체 개발에 지속적으로 활용한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21일 1차 발사 때 첫 목표 고도(700㎞)에 도달했지만, 최종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당시 누리호의 3단 엔진이 조기 연소되면서 목표 속도에 미치지 못한 것은 비행 중 진동과 부력에 의해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에서 이탈한 것이 원인으로 확인돼 기술적 보강을 마쳤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산업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우주산업이 새로운 산업과 에너지의 무궁무진한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래 우주 분야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차세대 발사체,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기술을 확보하고 공공기관이 확보한 우주 관련 기술의 민간 이전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항공우주국(나사·NASA)을 목표로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우주청은 국방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위사업청, 항공우주연구원 등 각 부처에 흩어진 우주 정책 업무를 모아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 우주 산업 전담기구다.
항공우주청이 설립되면 달 탐사선 발사, 달 착륙선 개발,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등 우주 개발 선진국들과 공동 협력을 통해 국내외 우주 개척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민간 기업의 우주 산업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한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도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 됐다.
이 법안에는 우주개발 기반 시설 확충 및 개방 확대, 우주개발 사업에 계약 방식 도입, 우주 신기술 지정 및 기술이전 촉진, 우주분야 인력양성 및 창업 촉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우주산업클러스터'를 지정할 방침이다. 또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기술을 우주 신기술로 지정하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 지원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한민국은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우리가 만든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린 세계 7번째 나라가 됐다"며 "이제 정부는 2027년까지 4번의 추가 발사를 통해 누리호의 기술적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관은 "오는 8월에는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를 발사하고 국제 유인우주탐사사업 아르테미스에도 참여하면서 우주 개발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며 "우주산업클러스터 육성과 재정,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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