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장 건설 편리해져"…LH 베트남 K산단에 관심 '후끈'

기사등록 2022/06/20 16:11:09

최종수정 2022/06/20 16:47:57

LH, 우리기업 진출 위해 베트남 최초 K-산업단지 조성

인허가·자금조달 컨설팅 등 원스톱 입주서비스 제공

4월 단지조성공사 발주 국제입찰, 7월 산업용지 일반 공급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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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국내의 한 산업단지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대표는 최근 고민을 해결했다. 베트남 진출 계획을 세웠지만, 공장용지 물색, 현지 인허가,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인해 엄두도 못 내는 상황에서 지난 3월 LH가 베트남에 조성하는 한국형 산업단지 입주에 당첨돼 입주예정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20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9000여개에 달하는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독자적으로 공장용지를 물색해 베트남에 진출해 왔었다. 공장 건축 등 인허가 과정에서 현지 관청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고, 도움을 가장한 현지 사기꾼들에게 피해를 보는 등 많은 위험성에 노출돼 왔었다.

LH가 이번에 베트남 현지 인허가 및 입주관련 행정처리, 자금조달 컨설팅 등 편리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베트남 진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일부 해결할 수 있게 됐다.

A 대표는 "LH가 베트남에 조성하는 안심할 수 있는 산업단지의 입주가 정해졌으니 이제는 공장 건축과 시설 확장 등 경영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교역 규모 30년간 140배 증가

 
베트남은 1986년 개혁·개방 정책과 1994년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 해제 등을 계기로 급속한 경제성장과 산업화, 적극적인 외국인투자가 진행 중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약 9820만명으로 세계 15위 수준이며, 만 40세 미만 인구가 62%일 정도로 두터운 젊은 인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주도할 내수 소비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경제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은 편이다.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의 재편으로 인해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로 급 부상중이다.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 다변화 추세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동향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 또한 포스트 차이나로 위치를 잡아가기 위해 지난 2020년 민관협력투자개발사업법을 신규 제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1992년 한국·베트남 외교관계 수립 후 양국은 교역 규모가 1992년 4억9000만 달러에서 2020년 691억 달러로 29년간 141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활발한 경제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기준 베트남은 한국의 제4위 교역국이며, 한국은 베트남의 제3위 교역국가이다. 2020년 기준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숫자가 9000개가 넘고 누적 투자규모도 677억 달러에 달하는 등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최초의 한국형 산업단지 조성

 
베트남 산업단지 조성에 있어서 일본과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20~30년이 앞서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1994년 하이퐁에 노무라 산업단지 조성에 이어, 순차적으로 하노이와 흥옌성에 탕롱1·2 산업단지 등을 조성했다.

이들 산업단지에는 대부분 일본 기업들이 입주하였다. 싱가포르는 1994년부터 베트남 전역에 걸쳐 7개의 VSIP(Vietnam-Singapore Industrial Park)를 조성해 운영 중이다. 상당수의 한국기업은 일본산단과 VSIP에 입주한 상황이다.

한국은 LH를 필두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국내 생산 경쟁력이 떨어져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하노이에 접한 흥옌성에 LH가 한국형 산업단지 조성을 시작한 것이다.

LH는 2017년부터 입지·조사를 시작하여 같은해 4월 베트남 흥옌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지난 2020년 6월에는 산업단지 개발계획 승인을 완료했다.

2021년 7월에는 베트남 총리실로부터 투자정책결정 인허가를 취득한 후 산업단지 사업을 시행할 현지 합작법인 VTK(Vietnam together Korea)를 설립했다.

VTK는 LH,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등 한국기업 컨소시엄이 75%의 투자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는 베트남 현지 파트너사인 TDH에코랜드가 가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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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삽 뜨기 전에 12개 필지 선공급…"한국형 산업단지에 관심"

흥옌성 산업단지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약 30㎞ 떨어진 흥옌성에 143만1000㎡ 규모로 조성된다. 흥옌성은 인구 약 120만명의 도시로서, 하노이와 하이퐁을 연결하는 북부 경제벨트에 위치해 외국인 투자의 지속적인 증가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지역이다.

또한 노이바이 국제공항과 약 50㎞, 하이퐁 항만과 약 75㎞,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에 인접해 교통 접근성이 매우 우수하다. 특히 북쪽 박닌성 및 타이응우옌성에 삼성전자와 협력업체들이 있고, 남쪽 닌빈성에 현대차 생산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동쪽으로도 하이퐁에 진출한 LG전자와 가깝다.
 
흥옌성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2년간 법인세 면제, 4년간 법인세의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7.4%씩 인상됐던 최저임금이 코로나로 인해 2년간 동결돼 기업들의 부담도 줄었다.

지난 3월 LH와 VTK는 입주확약서를 제출한 업체를 대상으로 산업용지 우선공급을 시행했으며, 첫 삽을 뜨기도 전에 12개 필지를 선 공급했다. 베트남 한국형 산업단지에 우리기업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LH는 시작단계부터 입주기업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해 흥옌성 산업단지를 기업수요 맞춤형 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베트남 진출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인 상황을 고려해 1~3㏊의 필지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대부분 3~5㏊ 규모의 대형 필지로 공급하는 기존 일본 및 싱가포르의 산업단지들과 차별화 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LH는 기대하고 있다.

또한 흥옌성 산업단지는 행정·금융·세무 등에 대해 입주 초기단계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지 합작법인 VTK는 올해 초부터 토지보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4월에는 단지조성공사 발주를 국제입찰 공고했다. LH는 올해 7월부터 산업용지를 일반 공급할 예정이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양국 정부부처 및 사업 관련 관계자, 입주예정기업 대표 등이 참석하는 착공식도 계획하고 있다.

이 산업단지가 개발되면 60여 개의 한국 업체가 입주하게 될 예정이며, 4억 달러 이상의 우리 기업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자력 진출 어려운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투자환경 제공 

흥옌성 산업단지는 일본과 싱가포르 주도의 산업단지 개발이 주를 이루는 베트남에서 자력으로 진출이 어려운 우리 중소기업을 위한 한국형 산업단지로서 도시개발 분야 한국 최대 공기업인 LH가 참여해 우리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투자환경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LH는 우리 기업에게 더 많은 베트남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향후 2~3단계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1단계 산업단지 개발을 기반으로, 2단계 산업단지 약 264㎡(80만평), 3단계 도시구역 약 376㎡(114만평) 개발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LH 관계자는 "베트남 흥옌성 산업단지는 시행, 시공 및 금융까지 모두 국내 기업이 참여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우리기업이 입주하는 진정한 한국형 산업단지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산업단지 건설로 우리의 앞선 기술을 세계에 선보이는 한편 우리 기업이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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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장 건설 편리해져"…LH 베트남 K산단에 관심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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