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외, 오찬 전 백마고지서 유해로 발굴된 전사자에 묵념
유해로 발견된 6·25 전사자 가족에 尹 "끝까지 잊지 않겠다"
尹대통령, '국가유공자 명패' 수여…대통령 직접 수여는 처음
보훈단체 "尹, 北 도발 당당하게 대응…국민 자존심 세웠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내외는 17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2층 전시실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130명을 초청해 점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나라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온몸으로 지켜내신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게 되어 영광"이라며 "보훈 가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보훈 단체장들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6·25 전쟁 발발 후 72년 만에 꿈에도 그리던 부친의 유해를 찾게 된 유가족도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다. 바로 고(故) 조응성 하사와 고(故) 김종술 일병의 가족이다. 가슴 속 자랑스러운 한편, 눈물과 한숨으로 지새운 밤 또한 평생 얼마나 많았겠나"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고 조 하사의 유해는 지난해 10월28일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뒤 올해 3월에서야 신원이 확인됐다. 고인의 유해는 개인호에 몸을 숨긴 채 적을 향해 총을 겨눈 자세였다. 고 김 일병은 2012년 경북 포항시 입암리에서 발굴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올해 5월 이 유해가 6·25 전사자인 고 김 일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을 끝까지 잊지 않겠다"며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에 안겨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가유공자를 위한 확실한 예우도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는 과거에 머물러만 있지 않다. 호국 영령들께서 목숨으로 지켜낸 이 나라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는 지금도 우리 일상 전반에 살아 숨쉬고 있다"며 "영웅들의 호국정신을 잊지 않고 더욱 소중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그 정신을 책임 있게 계승하는 것이 국가의 품격이고 나라의 정체성을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예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오찬에 참석한 이들을 향해 "여러분 한분 한분이 바로 이 나라의 영웅"이라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여러분들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앞서 언급한 고 조응성 하사와 고 김종술 일병의 가족들이 참석했다.
지난 4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인빅터스 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상이군경체육회 소속 양궁 김강훈 선수와 나형윤 사이클 선수도 초청됐다.
윤 대통령은 "끝까지 좌절하지 않는 우리 선수들의 불굴의 의지와 대한민국이 보여준 국가 발전의 저력이 서로 다르지 않고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尹대통령 내외, 6·25 전사자 명비에 묵념
윤 대통령 부부는 오찬에 앞서 전쟁기념관 국군 전사자 명비를 찾아 지난해 10월 백마고지에서 유해로 발굴된 고(故) 조응성 하사의 명비 앞에서 묵념했다.
이후 오찬장으로 자리를 옮긴 대통령 부부는 오찬장 입구에서 박민식 보훈처장과 함께 국가유공자와 유족 130명 모두에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 3명에 '국가유공자 명패'도 수여했다.
이날 명패를 받은 이들은 6·25 전쟁 영웅으로 태극 무공훈장이 서훈된 고(故) 임부택, 고(故) 최용남의 자녀 ,그리고 지난 2020년 의암호 수초섬 고정작업과 인명구조 중 순직한 고(故) 이종우 경감의 배우자다.
국가보훈처는 2019년부터 국가유공자와 유족을 예우하기 위해 국가유공자 명패를 수여해왔다. 대통령이 직접 명패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김정규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장은 보훈단체 대표로 인사하며 "보훈단체 회원들은 목숨을 걸고 지켜온 이 나라의 안보에 대해서 최근 몇 년간 참으로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다행히 대통령께서 이번에 굳건한 한미 관계를 맺고 북한의 도발에 당당하게 대응해 국민의 자존심을 세웠다"면서 "지난 현충일 대통령님께서 강조하신 국가 유공자들과 유족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말씀에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 내외와 유공자들과의 오찬은 매해 6월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옮겨오며 올해 오찬은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사에서 "우리가 함께한 이곳은 전쟁기념관"이라며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낸 호국영령들을 기리고 우리 국난 극복의 역사를 온전히 담고 있는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와 동반해 일정에 나선 데에 "(유공자 오찬) 일정은 역대 대통령 부부가 다 참석했다"며 "특별한 뭐(의미)가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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