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착용, 부유물 이용…월북 가능성"
군 자진 월북 판단, 해경 중간 결과에 영향
군, 월북 판단 자체 뒤집지는 않고 함구 중
대북 감시 자산 노출 등 우려하는 분위기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국방부가 16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군은 사건 당시 자진 월북이라고 판단했던 이유와 그 판단을 철회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국방부는 해경의 수사 종결과 연계해 관련 내용을 다시 한 번 분석한 결과,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9월24일 입장문 발표 후 진행한 기자단 대상 질의 응답에서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께 혼선을 드렸다"며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설명대로 군은 해양경찰이 주관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원인을 제공했다. 해경은 이날 "국방부 발표 등에 근거해서 피격 공무원의 월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현장조사와 국제사법공조 등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군에 책임을 돌렸다.
실제로 군은 2020년 9월24일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해당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다고 추정했다. 군 관계자는 "정보 분석 결과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할 때 본인 신발을 유기한 점,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고려 시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자세한 경위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이 같은 군 발표에 그 외 바닷물 흐름 등을 종합한 결과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었다.
주목할 대목은 군이 당시 자진 월북 판단 자체를 뒤집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에서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정보 자산 등을 통해 월북임을 판단했지만 이를 공개할 경우 대북 정보 자산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군이 자진 월북이었다는 판단을 바꾸지 않았음에도 국방부 차원의 유감 표명이 나온 것은 대통령실 기조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경이 월북 판단이 성급했다고 밝히고 대통령실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의도를 추궁하는 마당에 군이 월북이었다고 강하게 주장할 경우 자칫 대통령실에 항명을 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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