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근무 시간, 오후 2시에서 5시로 1시간 단축
출근하지 않는 금요일·사내식당 도입 검토
직원 의견 수렴 결과…카카오 “세부 사항은 확정 전”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카카오가 내달부터 도입 예정인 메타버스 근무제 일부 원칙을 수정했다. 직원들의 반발을 수용한 조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메타버스 근무제에서 음성채널 연결과 주 1회 대면 회의를 의무에서 권장으로 변경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또한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도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였던 집중근무시간은 오후 2시부터 5시로 변경됐다.
지난달 30일 카카오는 근무 장소와 상관 없이 원격으로 근무하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했다. 카카오는 음성 채널(디스코드)에 실시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존 재택 근무와 차이를 뒀다. 이 같은 근무방식은 주 4일 진행하고, 나머지 하루는 대면 회의를 하도록 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근무방식을 가이드라인인 그라운드룰에 담았다.
그러나 메타버스 근무제는 시작 전부터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서로를 감시하는 구조인 판옵티콘 근무제도”라는 불만이 나왔다. 판옵티콘은 소수의 감시자로 다수의 죄수를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원형 감옥이다.
또 다른 직원은 “디스코드에 접속해 8시간 동안 스피커를 켜 놓거나 골전도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어야”고 말했다. 근무 시간 내내 실시간 음성 연결이 돼 있는 점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모든 직원이 5분 대기조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이에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메타버스 근무제 발표 하루 만인 지난달 31일 사내 공지를 통해 재검토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음성 커뮤니케이션 툴은 일정 기간 테스트 후 조직 단위 혹은 직능 단위로 직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필수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라고 알렸다. 이번 메타버스 근무제 변경은 카카오가 이 같은 내부 의견 수용 결과로 분석된다.
또 카카오는 놀금(출근하지 않는 금요일) 제도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놀금 제도는 격주로 도입될 전망이다. 놀금 제도가 도입될 경우 내달 1일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카카오는 메타버스 근무제 도입으로 보류됐던 사내식당 도입도 검토에 들어갔다. 그동안 카카오는 새 근무제도에서 수요 예측이 어려운 사내 식당 도입을 두고 고민해 왔다. 반면 직원들은 높은 판교 물가를 이유로 사내 식당 보류에 아쉬움을 전해왔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지를 통해 그라운드룰을 변경하고 격주 놀금 도입을 제안했다”라며 “세부 실행 내용은 확정 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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