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 7일 0시부로 총파업 돌입
소주 등 발주 제한…편의점주 "장기화 걱정"
경찰, 엄정 대응 방침 밝혀…울산서 4명 검거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나서면서 자영업자와 시민들 사이에선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편의점주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필요한 물건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를 우려하며 미리 대비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날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올해 만료를 앞둔 '화물기사 최저임금제'인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 기름값 급등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자정부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과정에서 물류터미널 봉쇄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파업으로 화물 운송이 멈추면서 일각에선 물류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난 2~3일 일부 화이트진로 화물연대 차주들이 생산 공장 진입, 도로 점거를 시도해 생산라인 가동이 잠시 멈추면서 주류업계는 소주 생산 및 공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가 본격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편의점주를 비롯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소주 등의 수급이 평소보다 원활하지 못해 파업 첫날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 안양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홍모(52)씨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소주 20병짜리 한 박스씩만 발주할 수 있도록 제한이 걸렸다"며 "현재 80~90병 비축분이 있는데 파업 장기화로 발주가 중지돼 소주가 점포에 없으면 안주거리 등 다른 판매품 매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일 1박스씩이라도 발주를 넣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주 김모(48)씨는 "과거엔 파업이 오래 지속됐을 때 주류 냉장고가 텅텅 비다 보니 대형 마트 같은 곳에 가서 더 비싼 값을 주고 술을 사오기도 했다"며 "당장은 비축해놓은 걸로 장사를 하겠지만 물량이 바닥 나면 소주를 편의점에서 찾기 어려워 손님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은 파업 첫날인 만큼 물류 대란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서초구의 다른 편의점주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주문한 소주가 매장에 들어오지 않을까봐 걱정은 되지만 아직 파업 초반부라서 그런지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점주도 "센터 본부에서 물량을 책임지는데 아직까진 출고를 중지한다는 공문을 받진 못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타지에서 화물차를 통해 수소를 공급 받아야 하는 충전소 등 사업장에선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광주광역시에서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이날부터 여수, 군산에서 수소를 공급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전날 영업을 마감한 뒤 서둘러 트레일러로 수소를 새로이 충전했다. 전날 손님들에게는 문자로 파업 진정 국면이 될 때까지 수소 제한 충전이 진행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그는 "공급자 측이 협상을 한다고 말해 이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이 멈출 경우 하루, 이틀 정도만 손님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상황을 반영하듯 수소충전소 정보시스템 '하잉(Hying)'은 홈페이지를 통해 "화물연대 파업 관련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띄워 놨다. 여수, 울산, 대산 등 산업단지로부터 수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일부 수소 충전소 운영에 차질이 우려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파업 장기화로 물건 배송 등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소차 충전을 미리 해야 하나", "자동차 탁송도 화물인데 신차 출고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나", "택배 배송엔 영향이 없나" 등 혹시 모를 물류 대란을 우려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한 해외 직구 사이트는 이번 파업으로 인천항, 평택항 등에서 해운 배송이 지연될 수 있으니 빠른 배송을 원하는 경우 항공으로 물건을 구매하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총파업 첫날 화물연대 노조원 4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거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이후로도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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