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책임론' 자중지란에…민주당 안팎서 '공멸' 우려도

기사등록 2022/06/05 21:24:49

최종수정 2022/06/05 21:28:36

"네 탓 내 탓 서로 할퀴는 건 답 없어, 같음 찾길"

"단결, 어깨동무하고 가야…서로 양보, 자제해야"

"인신공격만…일하며 진짜 싸움하라, 여당 견제"

이낙연, 당 갈등 상황 묻자 "의원들께 물어보라"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가 지난 2일 0시께 인천 계양구 자신의 선거 캠프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2. photo@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가 지난 2일 0시께 인천 계양구 자신의 선거 캠프에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6·1 지방선거 참패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둘러싼 분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 "서로 할퀴는 것은 답이 없다" "단결해야 한다" "집안 싸움 그만하라" 등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선거 직후부터 이른바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지선을 뛴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을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지만, 말하는 것이 두렵다. 어떤 말도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을 것 같다"며 "조금 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내 쇄신을 둘러싼 논쟁이 백가쟁명이다,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네 탓 내 탓, 서로 할퀴는 것으로는 답이 없다. 그저 서로 각자 스스로의 쇄신을 고민하고, 다름이 아니라 같음부터 찾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같은 당 어기구 의원도 "대선과 지선에서 패하고 계파싸움이니 뭐니 말들이 많다. 하루빨리 추수르고 새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해야 할 일은 우리가 국민의 마음을 다시 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논쟁해야 답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개별 사람을 서로 공격해서는 답을 얻을 수 없고, 당이 파당으로 가게 된다"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단결하고 어깨동무하고 가야 할 180석이라는 강력한 의회 권력이다. 우리 당 가족 모두는 이점을 염두에 두고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자제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떠오르는 요즘 민주당 집안 사정이다. 2연패 했으니 노선투쟁 등 피 터지게 싸우라 했지만, 그 싸움이 민생 및 개혁 방향타는 실종되고 인신공격만 난무한다"며 "국민이 납득하는 싸움을 해야지 '너 죽고 나 살자' 한다면 3연패가 기다릴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이 민주당에 무엇을 바라는가를 그렇게 모르시겠나. 이런 싸움은 그만하라"며 "일하면서 진짜 싸움을 하라.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경제 특히 물가 대책에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고, 야당답게 싸울 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남양주시장 후보로 나섰던 최민희 전 의원은 "민주당은 똘똘 뭉쳐 '대장동 등 억지 수사로 이재명 죽이기가 시작될 거다. 정적 죽이기에 맞서 이재명을 지키겠다'고 선언할 때 아닌가"라며 "다음 타깃이 누가 될지 모르지 않나. 당권 투쟁 몰입 현실이 통탄스럽다"고 썼다.

민주당은 '혁신형 비대위원회'를 꾸려 쇄신·전당대회 관리 등 수습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선거 패배 책임론으로 분출된 내부 불만이 차기 당권이 걸린 전대와 맞물리면서 계파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등 친문 진영이 잇따른 의원모임을 해체하면서 표면적으로 통합 의지를 내비쳤으나, 이를 놓고도 친명계 견제를 위한 것이란 정반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문계에서는 이날도 친명계를 겨냥한 듯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내에서 냉정한 평가와 반성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방식이 몇 가지 있다. 그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책임의 경중을 흐리는 방식이다. 특정인을 거명하지 말라 한다, 특정인과 그 특정인을 둘러싼 이들의 잘못은 사라지고 모든 문제는 당 내부의 구조에 있었다로 귀결된다"고 했다.

이어 "(또) 평가를 사심과 결부시킨다. 당권 추구 식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들의 행태가 본질적으로 사심과 당권 추구에 있다는 걸 가리려 한다"며 "진짜 작전을 했던 이들이 작전 운운하고, 진짜 당에 깊고 큰 상처를 남긴 이들이 상처 운운하고, 더 큰 분열로 당을 몰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분열을 운운하는 세태가 한심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김종민 의원은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나와 "이게 '이재명을 지키자' 이런 식으로 자꾸 옹호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재명을 죽이자 이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고 있는 거냐 이 문제가 핵심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또 "민주당의 결정에 대한 평가와 성찰, 반성 없이 지선의 참패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나.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누가 더 책임이 있고 없고 문제가 나올 것"이라며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이나 또는 지지자분들께 부탁하고 싶은 게 이대로 그냥 '이재명, 이재명' 이렇게 가면 같이 어려워진다. 노출된 거(한계)는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한 팬미팅을 마친 뒤 당 갈등 상황을 묻는 취재진 물음에 "국회의원들께 물어봐 달라"고 답하며 말을 아꼈다.

그는 지선 직후 "민주당은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며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그것이 아마도 국민들께 가장 질리는 정치 행태일 것인데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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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책임론' 자중지란에…민주당 안팎서 '공멸'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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