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물가상승 등…7월 선거 "치명타 가능성"
아베, 강한 영향력…아베노믹스 비판에 민감
비판에 "바보같은" 발언도…정책 수정 어려울듯
"기시다, '물가 안정 vs 당내 안정' 난제 직면"
![[도쿄(일본)=AP/뉴시스]지난 1월 27일 일본 국회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왼쪽)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중의원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연설을 들으며 이야기 하고 있다. 2022.06.03.](https://img1.newsis.com/2022/01/17/NISI20220117_0018344850_web.jpg?rnd=20220117152617)
[도쿄(일본)=AP/뉴시스]지난 1월 27일 일본 국회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왼쪽)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중의원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연설을 들으며 이야기 하고 있다. 2022.06.0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책을 수정하자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심기를 건드려 집권 자민당 내 불안정을 초래하고,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물가 상승을 잡을 수 없다. 7월 선거를 앞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3일 마이니치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최근 "물가 상승을 둘러싸고 기시다 총리가 수세로 돌아선 모습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야당이 대규모 금융완화가 엔화 약세, 고물가를 초래했다고 기시다 총리에게 공세를 가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도 엔화 약세에 대해 속을 끓이고 있다.
엔화 약세는 올해 3월부터 급격하게 진행됐다. 지난 5월 9일 한때 1달러 당 131엔까지 떨어지며 20년 만의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엔화 가치가 다소 상승했으나 지난 2일 다시 130엔대까지 떨어졌다.
스즈키 슌이치(鈴木俊一) 재무상이 직접 "나쁜 엔화 약세"라고 발언하는 등 정부 주요 인사의 시장 견제 발언이 이어지고 있으나 뚜렷한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발언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물가 상승은 이제 컵라면, 음료 등 시민의 생활과 가까운 식품으로까지 번졌다. 오는 7월10일 투·개표 예정인 참의원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당 내에서는 물가 상승이 "선거 전(戰)의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급격한 엔화 약세는 아베 전 총리가 내세웠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힌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로서는 당장 정책 수정에 나설수는 없는 상황이다.
3일 아사히 신문은 "(총리 재임 기간) 역대 최장을 기록한 아베 정권의 유산을 어떻게 마주할지 자민당 내 노선 대립이 표면화하고 있다"며 아베 전 총리의 최근 '분노'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지난 5월19일 자민당의 재정 재건파를 중심으로한 '재정건전화 추진 본부' 모임 후 오치 다카오(越智隆雄) 전 내각부 부(副)대신에게 전화를 걸어 "너는 아베노믹스를 비판하는 것인가?"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목소리에는 노기가 있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오치 전 부대신은 아베 전 총리가 수장이자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 소속으로 재정건전화 추진 본부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비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주변에서는 아베노믹스 비판을 했다고 말했다"며 추궁했다.
오치 전 부대신은 "저는 아베노믹스 신봉자입니다. 왜냐하며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내각부 부대신을 (아베 내각에서) 2번이나 했지 않습니까"라고 호소했다. 그제서야 아베 전 총리는 "그렇지"라며 전화를 끊었다.
아베 전 총리가 문제 삼아 오치 전 부대신을 압박한 문제는 재정건전화 추진 본부 모임에서 제시된 제언안 내용이었다.
제언안에는 "최근 많은 경제정책이 실시됐지만 결과로서 과거 30년 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은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 "첫 임금은 30년 전과 별로 변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는 인건비로 봤을 때 '저렴한 일본'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이를 본 아베 전 총리가 아베노믹스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 오치 전 부대신을 찔러본 것이다. 그는 전화를 끊은 후 주변에 "누가 저런 바보같은 제언을 썼냐"는 말도 했다.
![[도쿄=AP/뉴시스]지난ekf 24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쿼드 정상회의 후 개별적인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있다. 2022.06.03.](https://img1.newsis.com/2022/05/24/NISI20220524_0018841718_web.jpg?rnd=20220524165617)
[도쿄=AP/뉴시스]지난ekf 24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쿼드 정상회의 후 개별적인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있다. 2022.06.03.
이렇게 아베 전 총리가 아베노믹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정책을 크게 수정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내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기시다 총리의 경제 정책 '새로운 자본주의' 실행 계획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아베노믹스의 3개의 화살인 ▲대담한 금융정책 ▲기동적인 재정 정책 ▲민간 투자를 환기하는 성장 전략 등이 그대로 담겼다.
마이니치는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게 성의를 표시한 듯"하다고 짚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제4파벌 기시다파의 수장으로 당내 기반이 견고하다고는 할 수 없다. "기시다 총리에게 있어서 아베 전 총리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마이니치는 부연했다.
신문은 "(아베노믹스를) 안이하게 재검토하면 자민당 내 강한 영향력을 가진 아베 전 총리와의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며 "(기시다) 총리는 '물가의 안정'과 '당내의 안정' 어느 쪽을 우선할지 난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현재의 급격한 엔저를 '나쁜 엔화 약세'라며 우려하고 있으나 아베 전 총리는 지난달 강연에서 "130엔 안팎은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노믹스 부작용을 부정하고 있다.
한 자민당 중견 의원은 "아베노믹스 부작용은 눈에 띄고 있으나 누구도 재검토를 주도하고 싶지 않다. 책임은 누군가에게 떠넘기고 싶다는게 모두의 속마음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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