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100일]침묵 깬 메르켈, 러 강력 비판…"우크라 침공은 야만적 전쟁"

기사등록 2022/06/03 14:34:43

"노골적 국제법 위반…전후 유럽 역사에 심각한 단절"

부차 등 민간인 학살 직접 규탄도…"전쟁 결과 광범위"

[베를린=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웃고 있다. 2022.06.03.
[베를린=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지난해 12월8일(현지시간) 베를린 총리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웃고 있다. 2022.06.0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0일을 앞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전쟁 후 처음으로 비판 발언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이날 200명가량 참석한 한 노조위원장 퇴임식 석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야만적 침략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번 침공이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며,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럽 역사에 있어서 "심각한 단절"이라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에 공격받고 침략당한 우크라이나와 자위권 지지에 연대를 보낸다"며 "우린 결코 평화와 자유를 당연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더 이상 공직에 있지 않은 만큼 재야에서 정치적 평가를 하진 않겠다면서, 다만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포함한 서방의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전쟁 결과는 인권 측면을 포함해 광범위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을 언급하며 "부차는 이 공포를 대표한다"고 우려했다.

폴란드, 몰도바 등 이웃 국가가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엄청난 지원에서 작은 희망의 빛을 발견했다고도 지지했다.

지난해 12월 퇴임한 메르켈 전 총리는 16년 재임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2도 메르켈 전 총리 재임 시절 추진됐다.

일각에선 메르켈 전 총리가 독일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증가시켰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렇다 할 규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며 비판 목소리를 보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4월 초 부차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이 전 세계에 보도된 이후 "메르켈 전 총리를 학살 현장으로 초청하고 싶다"며 독설을 날린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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