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2~3일 하이트 이천 공장서 도로 점거 통한 배송 방해
일 평균 출고량 59% 그쳐…사태 장기화시 생산 공급 차질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의 파업으로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 물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오는 7일 총파업에 나서며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방침이어서 자칫 파업이 장기화하면 소주 유통이 급감하며 '소주 대란'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이 지난 3월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에 가입한 이후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총 26차례 파업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과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시 공병 운임의 70%를 공회전 비용 제공,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진입 및 도로 점거를 시도해 한때 생산라인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화물차주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화물차주들은 이천공장 점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측 인력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공장을 재가동했지만 파업에 가담한 화물차주들이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나가는 길을 점거한 상태로 동료 화물차주가 배송하는 것도 방해하고 있다. 사측은 재고가 넘칠 경우 생산을 또 다시 중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는 참이슬과 진로의 소주 생산 중 70%를 차지한다. 사측은 화물차주 파업으로 인해 지난달 중순 이후 일 평균 출고 물량이 평소 대비 59%에 그친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하도급법에 따라 원청이 수양물류와 화물차주간 협의 과정에 개입할 수 없는데도 파업 참여자들의 요구는 하이트진로를 향하고 있어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소주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오는 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전국적 연대를 통해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임 인상 ▲지입제 폐지 등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참이슬과 진로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65% 이상을 기록 중인 하이트진로의 소주 생산량과 출고량이 감소할 경우 전국적으로 소주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경영계는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화물연대의 총파업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6단체는 "화물연대가 오는 7일 총파업을 예고한 것에 대해 우려와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국가 경제를 고려한 대승적 차원에서 운송 거부를 철회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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