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반 승리' 자신하며 대선 두달 만 선거 등판
'민주 텃밭' 인천계양서 예상 밖 접전…지역에 발묶여
'이재명 효과 못느껴' 내부 불만…책임론 불가피할 듯
8월 당권 도전 기정사실화…친문-친명 갈등 수면 위로?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가운데, 당 내부에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던 이 위원장이 '나홀로 귀환'을 한 데 대해 당초 기대하던 '이재명 효과'는 커녕 '이재명 역효과'가 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 위원장의 오는 8월 전당대회 도전이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한동안 잠복해있던 '친명(親明)계'와 '친문(親文)계' 간 갈등이 당권 경쟁 과정에서 터져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 지방선거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등 전통적인 우세지역 4곳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자리를 내줬다.
이 위원장을 제외하고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등은 모두 고배를 마신 셈이다.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했던 '이재명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평가다.
앞서 당은 이 위원장이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출마해 안정적인 상태에서 수도권은 물론 전국 유세에 나서며 선거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선거 날이 가까워 올수록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위원장이 무명에 가까운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예상 밖 접전을 벌였고,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인천 지역에 발이 묶였다.
여기에 선거가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때 돌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놓으면서 당시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 등 일부 지역 후보들과 불필요할 마찰도 빚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위원장이 두달 만에 등판한 명분은 민주당 전체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인데, 뒤로 갈수록 본인 지역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이 위원장이나 민주당에 대한 지역 민심이 좋지 않았다"며 "당장 수도권에서도 힘을 못 쓰는데 지역에서 힘을 받았겠나"라고 이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분위기를 전했다.
이 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은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더 강하게 분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상수로 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 당선으로 원내 입성 후 차기 당 대표로 거대 야당을 이끌면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당내 기반을 다지면서 대내외적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란 계산이다.
다만 전해철·이인영 등 이른바 '친문계' 중진 의원들 또한 전당대회를 노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와 친문계 의원들은 대선을 전후로 물밑 신경전을 벌여왔지만, 선거를 앞두고 단일대오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명분 아래 '원팀' 기조를 유지하며 갈등 표출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당장 이 위원장이 얼굴로 활약했던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참패하면서 친문계 의원들이 '이재명 책임론'을 꺼내 들며 본격 당내 주도권 싸움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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