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모아 전시하던 옛 소련 무기 주목…"러 무기 식별에 유용"

[서울=뉴시스]김수진 인턴 기자 = 냉전 시대 미국이 전술 개발용으로 모은 옛 소련 무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을 파악하는 데 훌륭한 자료로 쓰이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북동부 넬리스 공군기지 '위협 훈련 시설'에는 소련 무기들이 보관돼 있다.

시설에는 한때 옛 소련 '미그'(MiG)-29 제트기, 1차 걸프전에서 서방 항공기를 위협했던 소련의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SA-13, 소련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사용한 공격 헬리콥터 Mi-24 Hind 등이 있다.

1990년대부터 미군 정보 소대는 미군 전술 개발에 이 무기들을 사용했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미 공군은 1993년 '위협 훈련 시설' 기밀을 해제했고, 1996년 일반에 공개했다. 시설 방문객들이 실제 소련 무기를 가까이서 보고 만질 수 있어 "만져볼 수 있는 동물원(petting zoo)"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시설 운영자인 미 공군 547정보 비행대 브라이언 레드스톤 중령은 "장비 훈련과 작업에 상당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폐차장에 버리고 싶지 않았다"며 "과거에 러시아 무기와 싸우며 배운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 기념품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전투사 교육 및 훈련을 돕는 (무기) 인수"라 불렀다.

시설에 있는 대부분의 무기는 수십 년 된 낡은 것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이 전쟁에 종종 옛 소련 무기를 사용하면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여전히 옛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 정부는 옛 소련과의 역사적 유대 때문에 장비를 선택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무기보다 사용 및 유지 관리가 더 쉬운 것도 이유다.

무기 수집은 베트남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전투기는 소련 항공기에게 막대한 피해를 봤고, 이에 미국은 비밀리에 소련 항공기를 샀다. '레드 이글스'로 알려진 기밀시험 비행대가 네바다에서 비행했다.

함대 작전 책임자인 제임스 리브시 소령은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장점은 적이 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를 시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지에 있는 항공기는 날 수 없고, 탱크는 발사할 수 없으며 2개만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러시아 무기를 다룬 한 전직 미군 장교는 지난 3월 (미군으로부터) 소련 항공기 일부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동체 손상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시설은 여전히 군인들에게 중요한 곳이라고 전 미군 관계자는 말했다. 이 무기들로 미군은 러시아 무기가 실제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현대 항공기에는 목표물을 식별할 수 있는 레이더 시스템이 있지만, 군인이 외국 항공기를 맨눈으로 식별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때때로 감시, 격추 장비는 육안만큼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WSJ는 미 국방부가 SA-8을 포함한 소련 방공 시스템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앨라배마주에 보관한 소련 시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 일부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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