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울산공장서 19일 폭발 화재
삼성·DB·현대·KB에 재산종합보험 가입
"운행량 증가에 차보험 손해율도 상승"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19일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중소형 공장·물류창고 화재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보험사들이 일반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거리두기 해제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악화됐고 5월 자동차 운행이 더 늘어났음을 감안할 때 보험사들의 2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울산공장의 재산종합보험을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가입했다. 이 컨소시엄의 간사사는 삼성화재다. 삼성화재는 향후 확정될 손해액 전체의 37%를 담당한다. DB손보는 33%, 현대해상 16%, KB손보 14%의 비율로 손해액을 보상한다. 이 공장의 재산종합보험과 기업휴지보험 합산 보험가액은 16조억 수준이다. 보상 한도는 2조3000억원 규모다.
현재 노동부 명령으로 사고가 발생한 공정 지역은 일절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소방당국과 노동부를 중심으로 한 안전진단,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합동 감식까지 최소 1개월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유업계에선 지난해 알킬레이션 공정이 7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을 감안해 1개월 가동 중지로 약 130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물 피해 수준을 현재 추산 중에 있다. '기업휴지보험으로 130억원이 나온다, 얼마가 나올 것'이라고 현재로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파세코 본사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수출용 자재와 반제품을 가공하는 공장 1개동으로, 파세코는 흥국화재의 화재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가입액은 100억6600만원 규모다.
지난 23일에는 이천시 마장면 이평리에 위치한 크리스 F&C 물류창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는 지상 4층, 연면적 1만4600여㎡ 규모다. 크리스 F&C는 건물과 재고자산에 대해 3개사에 분산해 재산종합보험을 들어둔 상태다.
건물에 대해선 각각 메리츠화재 32억원, DB손보 30억원, 흥국화재 10억원 수준으로 총 72억원 규모의 보험을 가입했다. 재고자산에 대한 보험가액은 총 220억원으로 메리츠화재 150억원, DB손보 30억원, 흥국화재 40억원이다.
기업은 통상 건물, 공장 등에 화재보험과 재산종합보험을 함께 든다. 화재보험은 직접적인 화재를 포함해 이와 관련한 다양한 손해를 보상한다. 하지만 화재보험에만 가입해서는 보험혜택을 보기가 쉽지 않다. 이에 기업은 보장혜택(범위)을 늘리기 위해 '패키지보험' 개념의 재산종합보험을 함께 든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뿐 아니라 면책사항을 제외한 우연하고 급격한 피보험자의 재물손해 전부를 담보한다. 화재보험에 비해 보장범위가 훨씬 넓다고 할 수 있다.
기업휴지보험은 말 그대로 기업의 가동 중단으로 발생하는 수익 감소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사업장 내 직접적인 물적 손해 ▲담보위험에 의한 손해 ▲조업중단의 결과 발생한 손해 ▲수익상실 발생 등을 보장해 준다.
현재 손해액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손보사들의 단기적인 실적 타격은 불가피해 어려워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손보사들은 대형사고가 많이 발생해 화재보험·재산종합보험 등 일반보험 손해율이 상승한 해에 큰 손실을 보곤 한다. 대표적으로 2020년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에쓰오일 공장 화재를 포함해 유통기업들의 물류센터 화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반보험 손해율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특수를 본 차보험 손해율도 오를 것으로 보여 2분기 손보사 실적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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