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계양을·분당갑 격차 비교에 격분
"결과치만 비교한 것…사람 아닌 산 높이차"
"성상납 있는 곳이 남의 당 '티끌' 얘기하냐"
이재명 측도 "거품 지지율 취해" 원색 비난
이준석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가는 비유"
[서울·인천=뉴시스]정진형 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9일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갑 후보와 달리 자신의 인천 계양구을 보궐선거가 예상밖 접전이라는 지적에 대해 "참 못된 프레임"이라고 반발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백두산 오른 사람하고 계양산 올라간 사람하고 해발고도 비교하는 거하고 똑같다"고 했다.
이는 전날(18일) 나온 인천 계양을과 경기 성남분당갑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의식한 발언이다.
MBN 의뢰 리얼미터 계양을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위원장 50.8%,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 40.9%로 9.9%포인트 격차가 났지만 직전 대선후보인 이 위원장의 이름값에 계양이 민주당 강세지역임을 고려하면 예상 외라는 평가가 나왔다.(16~17일 실시, 계양을 거주 성인 806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같은 기관이 실시한 경기 성남 분당갑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김병관 민주당 후보를 더블스코어 이상 앞선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표라는 것이다.(안철수 60.8%, 김병관 32.1%, 16~17일 실시, 분당갑 거주 성인 807명)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아니, (정당) 지지율이랑 구도가 있는데 그걸 결과치로 비교하느냐"며 "사람 키의 차이가 아니고 산의 높이의 차이"라고 했다.
요컨대 안 후보가 출마한 분당갑을 백두산에, 자신이 출마한 계양을을 계양산에 빗대어 분당이 압도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환경이어서 더 격차를 벌렸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백두산의 해발고도는 2744m, 계양산은 395m다.
다만 인천 계양을은 2010년 보궐선거를 제외하면 송영길 전 대표와 민주당이 6번의 승리를 거뒀으나, 성남분당갑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김병관 민주당 전 의원이 당선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또 "만약 우리 당이 성상납 의혹 있었으면 당 해체했을 것"이라며 "그러면서 어떻게 남의 당의 '티끌'에 관한 얘기를 하느냐"고도 했다.
이 여론조사를 인용해 계양을 '승리'를 공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끄집어내 거듭 비난하면서 박완주 의원 성비위 제명 사태를 '티끌'에 빗댄 셈이다.
그는 "(국민의힘) 자기들은 성폭행, 성상납, 성추행, 성희롱을 수없이 저질러놓고 책임도 안 지면서, (우리는) 엄격한 내부 기준에 의해 자정활동 하고 있는 것인데 마치 자신들은 아무 문제 없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캠프 정진욱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하루라도 '거짓 선동'을 안 하면 입에서 가시가 돋는가 보다"라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비교하며 '내가 더 잘났다'는 억지주장을 내놨다"고 거들었다.
정 대변인은 "실제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정당지지율 보다 6.6%포인트 높게 조사된 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정당지지율 보다 9.8%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며 "그럼 어떤 후보가 지역주민들로부터 더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은 '백두산 오른 사람과 계양산 오른 사람 중 더 높이 있는 사람이 키 크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다. 낫 놓고 ㄱ(기역)자를 ㄴ(니은)자라 읽는 것은 해석이 아니라 왜곡"이라며 "국민의힘이 이런 식으로 치졸하게 선거한다고 이재명 폭풍을 막아내지 못 한다. 거품 지지율에 취해 민심 왜곡하는 행위 즉각 멈추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가고 이재명 후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산 비유는 제가 원조인데 이렇게 하는거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중진 주호영 의원이 "우리가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면 동네 뒷산만 다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자, 이 대표는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항상 더 높고 험한 곳을 향해 도전하는데, 주호영 선배님께서는 팔공산만 다섯번 오르셨냐"고 응수한 바 있다.
주 의원이 '0선'인 자신에 비해 중진의 경험을 비교우위로 어필하자, 자신이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 도전한 것과 달리 주 의원은 보수당 텃밭인 대구에서 내리 5선을 한 것을 비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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