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마산합포구·속초시 등 비규제지역 집값 뛰어
투자수요 몰려…풍선효과로 주변지역과 키맞추기
규제 묶이고 공급 많은 세종·대구 등은 하락세 뚜렷
내달 주정심 개최…선거 앞두고 규제 해제 요구 봇물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전국 상당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올해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크게 뛰었다. 부동산 경기가 한 풀 꺾인 지방자치단체들은 규제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정권 교체에 성공한 새 정부에 잇달아 규제지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올 들어 4월까지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이천시(3.96%)였다. 수도권은 거의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인 이천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비규제지역에서는 무주택자 기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어 적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도 배제된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본사가 있어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도 상승세에 한 몫 했다.
이천시에 이어 집값이 크게 뛴 지역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3.75%)였다. 마산회원구(2.75%)와 더불어 옛 마산 지역은 창원시 전체 상승률인 2.27%를 훌쩍 뛰어넘었다.
창원 지역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에 따른 영향이 크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창원시 입주물량은 성산구에 공급되는 '창원성산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1045가구에 불과하다. 2018년 약 1만3000여가구, 2019년 1만여가구가 공급된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여기에 의창구(1.28%)가 투기과열지구로, 성산구(1.95%)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로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의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산합포구 신포동 마산만아이파크는 전용면적 84㎡가 지난 3월19일 5억3700만원(15층)에 팔렸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에는 3억1900만원(7층), 3억5400만원(3층) 등 3억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되 바 있다.
마산합포구 월영동 마린애시앙부영도 3월20일 전용 84㎡가 5억25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3월에는 2억원대 후반에도 팔리던 아파트였다. 마산회원구에서도 회원동 e편한세상창원파크센트럴 전용 84㎡가 3월 5억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밖에도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강원 속초시(2.70%), 경북 안동시(2.15%), 전북 남원시(2.0%), 경남 진주시(1.92%) 등 규제를 피해간 지방소도시가 대부분이다. 비규제지역인데다 공급량이 적은 경우 주변 지역과 키맞추기를 하는 모습이다.
반면 규제지역으로 묶여있고 공급량이 많으면 하락세가 뚜렷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세종(-3.08%)과 대구(-2.05%)다. '천도론'으로 2020년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올랐던 세종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격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1년 가까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구는 기존 주택은 물론 분양 단지마다 미달 사태를 겪는 등 분양시장마저 얼어붙었다. 지난 3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가구는 6572가구로 전년 동기(153가구) 대비 43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 지자체들은 새 정부에 규제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5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도 규제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지사 후보,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송재봉 민주당 청주시장 후보, 이범석 국민의힘 청주시장 후보는 청주의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법 개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여타 규제완화에 비해 비교적 손쉽다. 내달 지방선거가 끝난 후 열릴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열린 주정심에서는 규제지역 추가 지정 또는 해제 없이 올 상반기까지 시장 상황을 추가 모니터링하기로 결정했다. 해제 검토대상 지역 대부분에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거나, 하락 전환이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아 시장 안정세로 확고하게 진입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전문가들은 대구 등 공급물량이 많은 지방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지정해제 요건에 해당되는 지방의 경우는 해제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수도권은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비 올 들어 4월까지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이천시(3.96%)였다. 수도권은 거의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비규제지역인 이천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비규제지역에서는 무주택자 기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어 적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다.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도 배제된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 본사가 있어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도 상승세에 한 몫 했다.
이천시에 이어 집값이 크게 뛴 지역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3.75%)였다. 마산회원구(2.75%)와 더불어 옛 마산 지역은 창원시 전체 상승률인 2.27%를 훌쩍 뛰어넘었다.
창원 지역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에 따른 영향이 크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창원시 입주물량은 성산구에 공급되는 '창원성산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1045가구에 불과하다. 2018년 약 1만3000여가구, 2019년 1만여가구가 공급된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여기에 의창구(1.28%)가 투기과열지구로, 성산구(1.95%)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풍선효과로 마산합포구와 마산회원구의 집값이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마산합포구 신포동 마산만아이파크는 전용면적 84㎡가 지난 3월19일 5억3700만원(15층)에 팔렸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에는 3억1900만원(7층), 3억5400만원(3층) 등 3억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되 바 있다.
마산합포구 월영동 마린애시앙부영도 3월20일 전용 84㎡가 5억25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3월에는 2억원대 후반에도 팔리던 아파트였다. 마산회원구에서도 회원동 e편한세상창원파크센트럴 전용 84㎡가 3월 5억55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오른 가격이다.
이밖에도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강원 속초시(2.70%), 경북 안동시(2.15%), 전북 남원시(2.0%), 경남 진주시(1.92%) 등 규제를 피해간 지방소도시가 대부분이다. 비규제지역인데다 공급량이 적은 경우 주변 지역과 키맞추기를 하는 모습이다.
반면 규제지역으로 묶여있고 공급량이 많으면 하락세가 뚜렷했다. 대표적인 지역이 세종(-3.08%)과 대구(-2.05%)다. '천도론'으로 2020년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올랐던 세종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격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1년 가까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구는 기존 주택은 물론 분양 단지마다 미달 사태를 겪는 등 분양시장마저 얼어붙었다. 지난 3월 기준 대구의 미분양 가구는 6572가구로 전년 동기(153가구) 대비 43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 지자체들은 새 정부에 규제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대구는 지난해부터 5차례에 걸쳐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도 규제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충북도지사 후보, 김영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송재봉 민주당 청주시장 후보, 이범석 국민의힘 청주시장 후보는 청주의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법 개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여타 규제완화에 비해 비교적 손쉽다. 내달 지방선거가 끝난 후 열릴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열린 주정심에서는 규제지역 추가 지정 또는 해제 없이 올 상반기까지 시장 상황을 추가 모니터링하기로 결정했다. 해제 검토대상 지역 대부분에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거나, 하락 전환이 오랫동안 유지되지 않아 시장 안정세로 확고하게 진입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전문가들은 대구 등 공급물량이 많은 지방에 대해서는 정부가 규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지정해제 요건에 해당되는 지방의 경우는 해제 조치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수도권은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