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주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앞둔 루나(LUNA)가 폭락 후에도 급격한 시세 변동을 겪고 있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루나의 시세 급등락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17일 암호화폐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는 전날 기준 24시간 전 대비 20%가 넘는 하락율을 기록했다. 루나는 하루 동안에도 가격이 오르내리며 극심한 변동성을 기록 중이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루나는 1318원에 거래를 시작해 1468원까지 상승한 뒤에도 오름세와 내림세를 오갔다. 빗썸이 거래지원 종료를 공지했던 지난 13일에는 41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4950원까지 올랐다 850원까지 급락한 뒤 1965원에 종가를 기록했다. 하루 동안에만 81% 가격이 떨어진 뒤 131%가 오른 것이다.
루나의 급격한 시세 변동은 다른 거래소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코인원 원화마켓에서 루나는 50원에서 시작가를 기록한 뒤 0.0031원까지 내린 후에 1.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저가를 기록한 뒤 종가까지 무려 500배나 상승한 것이다.
루나는 테라폼랩스가 같은 블록체인 내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과 연동해 UST의 가격을 미국 달러화에 페깅(고정)되게끔 설계한 코인이다. 하지만 UST의 페깅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루나의 가격이 속수무책으로 하락했고 시가총액 역시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암호화폐 글로벌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의 시가총액은 이달 1일 35조8348억원이었으나 전날에는 1조8000억원에도 못 미쳤다. 코인 가치가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급격히 줄어들자 이전보다 작은 거래량에도 시세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코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루나의 평균 가격은 이달 1일 기준 10만원선이었으나 전날은 0.5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렇듯 가격 부담마저 없어지자 단타로 '한방'을 노리는 투자자들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서 집계한 루나의 평균 시세와 국내 거래소에서의 가격만 비교해도 루나의 상폐 위기를 기회 삼으려는 매수 수요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전날 루나는 코인마켓캡에서 0.5원 아래에서 거래됐지만 빗썸에서는 1000원이 넘는 가격을 기록했다.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지난 13일 오전 루나를 상장폐지 시킨 뒤 반나절 만에 재상장을 하자 500배가 넘게 폭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루나로 졸업(경제적 자유를 얻음)했다'는 인증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루나의 발행사가 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정했고 주요 거래소들도 거래지원 종료를 앞둔 만큼 루나에 대한 신규 투자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루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꺾일 대로 꺾인 상황에서 구매 가격보다 더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며 "상장폐지를 앞둔 코인들에 대한 '상폐빔'(거래지원이 종료되는 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을 바라는 투자 방식은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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