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레터·틸론·샌즈랩 등 연내 상장 추진…이스트시큐리티 2024년 예정
한싹·ICTK홀딩스 등 내년으로 연기…노르마 상장연기 두고 고심 중
기술특례 상장 후 내년 분위기 반전 기대…기업가치 상승 등 긍정 효과 많아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 임차성 시큐레터 대표는 13일 오후 회의에서 상장 과정을 점검했다. 시큐레터는 올해 상장을 추진해온 악성코드 탐지 솔루션 개발사로, 최근 주식시장이 심상치 않아서다. 임 대표는 SK쉴더스 상장 철회로 업계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했다. 다른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시기를 연기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참석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날 한 참석자는 “(임 대표가) 계획대로 연내 상장을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올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해왔던 정보보안 기업들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대장주'로 기대됐던 SK쉴더스가 상장을 철회한 데 따른 것이다. 일부는 예정대로 상장을 추진하는 한편 나머지 기업은 상장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보안 시장에 냉기와 온기가 교차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후보군으로 꼽혔던 정보보안 기업 7곳 가운데 총 4곳이 계획대로 상장을 추진한다. 나머지 3곳은 내년으로 연기했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큐레터, 틸론 등 “예정대로 증시 입성 추진”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업체 틸론도 연재 상장을 추진한다. 틸론은 지난해 국가정보원이 발급하는 보안기능확인서를 획득했다. 가상화관리제품 분야에서는 첫 사례다.
틸론 관계자는 “계획대로 연내 상장을 하고 있다”라며 “상장과 관련해 계획이나 전략에서 변경된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보보안 기업 케이사인의 자회사 샌즈랩도 “예정했던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사이버 위협 정보(CTI)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해왔던 이스트시큐리티는 상장까지 1년 이상 남은 만큼 철저히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SK쉴더스 상장 철회가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2017년 이스트소프트에서 자회사로 독립해 엔드 포인트(사용자 최종 단말) 보안을 주력으로 한다. 엔드 포인트 보안은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최종 전자기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장에 대해 “기술력, 자금 등이 최상의 상태일 때 상장하려는 것”이라며 “2024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SK쉴더스 철회 등이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라고 말했다. 또 “시장 상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착실하게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싹·ICTK홀딩스 상장 연기…노르마 “고심 중”
망연계 솔루션 기업 한싹은 올해 추진하기로 했던 상장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한싹은 망연계, 패스워드 관리, 보안 전자팩스 등 정보보안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8월 사명을 한싹시스템에서 한싹으로 바꾸고 상장에 속도를 내왔다.
한싹 관계자는 “우리는 기술특례가 아닌 실적기반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실적기반 상장은 공모가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이 침체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며 상장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사물인터넷(IOT) 보안 전문업체인 ICTK홀딩스도 상장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연내 목표로 했던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한다”라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노르마는 상장 연기를 고심 중이다. 노르마도 ICTK홀딩스와 같이 사물인터넷 보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노르마 관계자는 “상장 연기는 선택지 중에 하나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외부 요인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안시장 냉기에도 상장 추진, 왜?
보안업계가 기술특례 상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실적기반 상장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기술특례 상장은 보유한 기술의 우수성과 성장성이 인정되는 경우 상장의 기회를 주는 것이 골자다. 2005년 첫 도입돼 2015년, 2016년, 2019년 스타트업 활성화를 목표로 특례 제도를 완화했다.
당장 재무상 적자가 있더라도 상장에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 또 일단 상장을 하면 5년간 매출이 없더라도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얼어 붙은 시장 상황에도 상장을 노리는 것이다. 상장 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면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특례 상장의 경우) 올해 상장을 하고 내년에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 기업가치 상승 등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라며 “향후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얼어붙은 시장에도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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