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서 러시아산 줄어 가격 상승
OPEC·미 정유업체 증산 안하는 것도 영향
팬데믹 여파 줄면서 늘어난 수요도 한 몫
![[마이애미=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엑손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0일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4.37달러로 지난 3월 11일의 역대 최고치 4.33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22.05.11.](https://img1.newsis.com/2022/05/11/NISI20220511_0018788945_web.jpg?rnd=20220511101404)
[마이애미=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엑손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0일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4.37달러로 지난 3월 11일의 역대 최고치 4.33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2022.05.11.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달 중 최고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 운전자들이 기록적인 휘발유 값을 지불하고 있는 주요 이유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며 전문가들의 전망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조사에 따르면 10일 기준 전국 평균 일반 휘발유 값이 갤런당 4.37달러를 기록했다.1년 전에는 2.97달러선이었다.
유가정보서비스의 글로벌 에너지 분석 책임자 톰 클로자는 "휘발유 가격이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올 여름 갤런당 4.50달러 혹은 그 이상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방학이 시작되고 운전자들이 다음달부터 휴가를 보내기 시작하면 다시 한 번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6월20일부터 노동절(9월 첫째 월요일)까지 모든 것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휘발유 값의 기록적인 급등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다.
러시아는 지구에서 가장 큰 석유 수출국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에 세계 시장에 수출한 원유만 500만 배럴이다. 다른 석유 제품들까지 합하면 800만 배럴 상당이다.
수출량의 60%는 유럽으로, 20%는 중국으로 보내졌다. 미국에는 극히 일부만 전해졌기 때문에 러시아 제재로 인한 영향은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석유는 세계 상품 시장에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전체 시장에서 러시아산 석유가 빠지는 만큼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국은 지난 3월 모든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영국 정부도 올 연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천연가스 수입 중단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이달 초 러시아 석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수입 금지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러시아산 석유는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세계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에는 각종 봉쇄책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유가가 폭락했었다. 원유는 잠시 마이너스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이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유가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생산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후 다시 수요가 늘기 시작했을 때에도 그들은 목표 생산량을 낮게 유지했다.
바이든 정부는 자국 정유업체들에게 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 생산량을 증가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업체들은 유가가 언제 다시 떨어질지 모른다는 점,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점점 탄소배출 에너지 개발이 축소될 것이라는 점, 투자자들이 설비를 위한 재투자보다는 배당금 비중을 늘리길 원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정부의 증산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컨설팅 업체 라피던 에너지 그룹의 로버트 맥널리 사장은 "바이든 정부가 갑자기 더 많은 시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생산량을 늘리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업체들은 공급망과 고용 문제로 인해 장비도 찾을 수 없고, 인력도 구할 수 없다. 프리미엄을 주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분석가 파벨 몰차노프는 "석유와 가스 회사들은 더 많은 시추를 원하지 않는다. 이들은 10년 전만 해도 그랬을 법한 '드릴 베이비 드릴' 대신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더 많은 자사주를 매입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 기업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대표적인 예가 엑손모빌이다. 엑손모빌은 1분기 이익이 88억 달러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특별 품목을 제외하면 1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신석유 탐색 등에 210억~240억 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자사주 매입에는 이보다 많은 300억 달러를 배정했다.
석유 생산량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보다 뒤처질 뿐 아니라 미국의 정제 능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에 기여한다.오늘날 휘발유, 경유, 제트 연료 및 기타 석유 기반 제품으로 가공될 수 있는 석유는 하루 약 100만 배럴씩 줄고 있다.이와 함께 주와 연방의 환경 규칙은 정유업체들이 석유에서 저탄소 재생 가능 연료로 전환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유가 상승 배경 중 하나다.
지난 2년 동안 대부분 재택근무를 해온 많은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연료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유행 후 처음 돌아오는 여름 휴가 기간에는 휘발유를 포함한 비행기 연료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유가가 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사들은 모두 여름 휴가철 여행에 대한 예약이 매우 강하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항공 요금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수준을 넘고 있다.
자동차 여행도 늘고 있다. 조사업체 인릭스에 따르면 미국의 승용차 여행은 올해 초부터 10% 증가했다.
클로자는 "올 여름은 대유행 이전보다 더 많은 연료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