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새정부 출범과 함께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가상자산업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들어 코인 거래소들과 함께 미팅을 진행하며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 초부터 여러 차례 코인원과 가상자산 업무 관련으로 미팅을 진행해왔다. 코인원뿐만 아니라 빗썸과 그 외 중소 코인 거래소들과의 미팅을 시도하거나 완료했다.
카카오뱅크와 코인원의 미팅 내용이 알려지면서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양사는 이를 부인하며 "업계 스터디 차원의 만남이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측에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큰 상황에서 관련 업계와 스터디와 리서치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 특정 거래소와 연계 등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일갈했다.
업비트가 이미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와 계약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가 거래소와 실명계좌 발급을 한다면 업비트를 제외한 원화마켓 운영 거래소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가 카카오뱅크와의 계약 후보에 오를 수 있다.
코인 거래소들은 거래소마다 1개의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코인원과 빗썸은 지난 3월 NH농협은행과 1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코빗은 지난해 12월 신한은행과 1년 단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고팍스는 지난 2월 전북은행과 실명인증계좌를 받는 데 성공했다. 모두 계약 기간이 많이 남은 상황이지만 1거래소-1은행 계약이 계약상 명시돼 있는 사항이 아니기에 거래소 한 곳이 여러 은행과 계약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계약 은행을 찾기 어려워 1곳과 계약을 하는 데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관행처럼 굳어진 것뿐 거래소가 여러 은행과 계약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가 원화마켓 거래소 한 곳과 실명계좌 계약을 튼다면 제2의 업비트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업비트가 지난 2020년 6월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카카오뱅크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던 케이뱅크의 고객 수와 예금액이 대폭 늘었다. 코인 열풍과 함께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고객수 717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0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업비트 수수료 수익만 172억5500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예금 잔액도 7조5000억원가량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남기기도 했다. 업비트 역시 케이뱅크와 협업 이후 빗썸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라서게 됐다.
다만 나머지 거래소들은 은행과의 위치에 있어 절대적 을에 놓여 있기에 기존 계약 은행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새로운 계약 파트너를 맺는 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이전까지 6개월 단위로 은행과 계약을 해오다 최근 들어 1년짜리 계약을 하게 되며, 이제야 안정적인 계약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은행과의 계약은 기존 계약 은행에는 탐탁지 않게 여겨질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단순히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발급 계약뿐 아니라 카카오뱅크가 가상자산업에 직접 뛰어들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은행업계가 정권교체를 맞아 본격적으로 가상자산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초 은행들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은행 업무에 가상자산업 추가를 논의하기도 하며 직접적으로 가상자산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은행들은 향후 가상자산업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에 개별 요청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업 진출에 대한 카카오뱅크의 의지도 확인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3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고객들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의 하나로 투자·관리하고 주요 자산으로 여기는 만큼 가상자산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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