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배울건 늘고 수업은 줄고…새교육과정 수포자 늘 듯"

기사등록 2022/05/09 15:54:35

고1 '행렬' 부활, 중3 '상자그림·추세선' 추가

필요 수업시간 늘었지만…되려 주당 4시간↓

"최대 43시간 모자라…진도 빼기 급급할 것"

학업 부담 가중, 선행 사교육 증가 우려도

[서울=뉴시스]교육 단체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9일 오전 발표한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 발제문을 분석 결과. (자료=좋은교사운동 제공) 2022.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교육 단체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9일 오전 발표한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 발제문을 분석 결과. (자료=좋은교사운동 제공) 2022.05.0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2025년 중·고교생에게 적용될 새 교육과정에서 수학 학습량은 늘지만 수업 시간은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 단체 전국수학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달 22일 열린 '2022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토론회' 발제문을 분석한 결과를 9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들이 토론회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5년부터 수학 수업 분량은 중1에서 3시간, 중3에서 6시간, 고1에서 16시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중1은 '통계 대푯값'이 중3에서 옮겨졌고, 고1은 지난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됐던 '행렬'이 부활했다. 중3은 기존 교육과정에서 고1이 배우던 '이차함수의 최대최소'가 옮겨왔으며 '상자그림, 추세선' 내용도 신설됐다.

세 단체는 늘어난 학습 내용을 반영했을 때, 수업시수로 중1은 139시간, 중3은 108시간, 고1은 149시간이 확보돼야 한다고 봤다. 기존 교육과정보다 각각 3시간, 6시간, 13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수업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학기당 수업량은 고교학점제 도입과 함께 기존 17주에서 16주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수학 수업시간은 주당 4시간 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 결과 중1은 1년에 96시수가 수학에 주어지지만 배워야 하는 내용은 139차시 분량으로,  무려 43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이들 단체들의 분석이다.

마찬가지로 96시수가 부여됐지만 108차시를 가르쳐야 하는 중3은 12시간이 모자라고, 128시간이 확보됐지만 149차시 진도를 나가야 하는 고1도 21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

세 단체는 "수업 시간은 줄어드는데 배울 내용이 늘어나면 토론이나 탐구식 수업을 통한 깊이 있는 개념 학습은 불가능하다"며 "수학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빠르게 진도 빼는 수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성적 상위권 학생들에게 학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선행 사교육을 더 부추기게 할 뿐만 아니라, 수포자를 위한 수학 현장의 노력을 불가능하게 하며 수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이 수학의 즐거움을 경함할 수 있는 수학교육과정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추가하려는 내용을 삭제할 뿐만 아니라 수업 시수에 맞춰 내용이 축소돼야 한다"며 "(교육부는) 수학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팀에서 제시한 내용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하반기 최종 확정 및 고시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개발 및 검토를 거쳐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을 시작으로 2025년 중·고교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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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배울건 늘고 수업은 줄고…새교육과정 수포자 늘 듯"

기사등록 2022/05/09 15:54:3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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