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두란노아버지학교 이사장 취임
아버지학교 74개국 42만명 수료
종교 색채 배제한 열린아버지학교도 운영 인기
올해 아버지학교 온·오프라인 병행 추진
"엄마아빠 관계가 자녀들에게 곧 가정"
"자녀 이해하기, 자녀 안아주기 등 운동 확산 기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존경받는 남편이 되어야 합니다. 자녀들에게 아버지 위치를 정해주는 사람은 아내입니다."
최근 뉴시스와 만난 최성완(65) 두란노아버지학교 이사장은 "좋은 남편이 되려면 아내를 잘 이해해야 된다"며 "두란노아버지학교는 가족들과의 관계가 어려운 아버지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들이 자신의 가정사를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워해요. 그런데 아버지학교에 오시게 되면 본인 아버지부터 시작해 가정에서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요. 아버지들이 울 수 있는 장소도 없는데요. 아버지학교만 오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면서 서로 위로를 주고 받습니다."
사단법인 두란노아버지학교(이하 아버지학교)는 1995년 10월 두란노서원에서 처음 개설됐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슬로건 아래 건강한 가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운동을 펼쳤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캐나다·중국·일본 등 전세계 74개국으로 퍼져나갔다.
처음에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출발했으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종교 색채를 배제한 열린아버지학교가 2004년부터 개설·운영되고 있다. 아버지학교는 전국에 75개 지부가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42만3231명이 아버지학교를 수료했다. 이 중 비기독교인의 수료 인원은 15만1307명으로, 전체의 약 36%에 달한다.
최 이사장은 "기독교인 대상인 아버지학교보다 군 부대·교정시설·기업체·관공서 등에서 진행되는 열린아버지학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 이전인 2016~2019년에 진행된 열린아버지학교는 전체의 4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교도소는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었어요. 아버지학교 영상을 교도소에 보내줬고, 교정 공무원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아버지학교에 참여한 수감자의 수형생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아버지학교가 전국 교도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아버지학교에서는 4~5주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남편과 좋은 아버지가 되는 법을 배운다. 그는 "가족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다른 구성원이 피해를 입는다"며 "특히 아버지가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에 그 가정은 지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버지학교에서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력을 받았고, 본인은 또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엄마 아빠의 관계가 자녀들에게 곧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뉴시스와 만난 최성완(65) 두란노아버지학교 이사장은 "좋은 남편이 되려면 아내를 잘 이해해야 된다"며 "두란노아버지학교는 가족들과의 관계가 어려운 아버지들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들이 자신의 가정사를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워해요. 그런데 아버지학교에 오시게 되면 본인 아버지부터 시작해 가정에서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요. 아버지들이 울 수 있는 장소도 없는데요. 아버지학교만 오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면서 서로 위로를 주고 받습니다."
아버지학교 74개국 42만명 수료…비종교인 참여 계속 늘어
처음에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출발했으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종교 색채를 배제한 열린아버지학교가 2004년부터 개설·운영되고 있다. 아버지학교는 전국에 75개 지부가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42만3231명이 아버지학교를 수료했다. 이 중 비기독교인의 수료 인원은 15만1307명으로, 전체의 약 36%에 달한다.
최 이사장은 "기독교인 대상인 아버지학교보다 군 부대·교정시설·기업체·관공서 등에서 진행되는 열린아버지학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 이전인 2016~2019년에 진행된 열린아버지학교는 전체의 4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처음에 교도소는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었어요. 아버지학교 영상을 교도소에 보내줬고, 교정 공무원이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아버지학교에 참여한 수감자의 수형생활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아버지학교가 전국 교도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아버지학교에서는 4~5주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남편과 좋은 아버지가 되는 법을 배운다. 그는 "가족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 다른 구성원이 피해를 입는다"며 "특히 아버지가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에 그 가정은 지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버지학교에서는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어떤 영향력을 받았고, 본인은 또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남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엄마 아빠의 관계가 자녀들에게 곧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보호종료아동 위한 사회적 아버지 역할 주력
최 이사장은 "국회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한국수력원자력, 충남교육청, 아산시청, 남양주시청 등에서 아버지학교가 열렸다"며 "2005년 노숙자 아버지학교를 개설했으며, 다문화 가정을 위한 아버지학교는 2008년 처음 열렸다. 장애인 아버지학교·한부모 가정돕기 등 다양한 형편의 아버지를 위한 행사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적인 아버지 역할에 힘쓸 방침입니다. 아버지 부재 속에서 자라나는 청소년, 만 18세가 돼 보육원을 떠나는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아버지들이 멘토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아버지학교는 2020년 1월 코로나 발생 이후 잠시 중단됐으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2020년 10월부터 지금까지 100회 가까이 열렸다. 최 이사장은 "아버지학교의 역동성은 참가한 아버지들이 서로를 이해·격려하면서 힘을 얻는 데 있었다"며 "온라인으로 하면 그 역동성이 줄어들지 않을까 했는데, 온라인만의 장점도 있었다. 오롯이 자신의 삶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대면 방식의 아버지학교를 다시 열 생각인데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대면으로 당장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올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계획 중입니다. 아버지학교는 강의만 듣는 게 아니라 서로의 삶을 나누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고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오면 좋겠어요."
아버지학교를 통해 관계가 회복된 부부들이 많다. 깨어진 가정이 다시 합쳐지는 경우도 많다. 최 이사장은 "이혼 직전 또는 이혼 직후에 아버지학교에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때로는 가정법원에서 숙려 기간을 주면서 아버지학교를 권하기도 한다"고 했다.
아버지학교 수료자들 순환구조…자원봉사자 많아
그가 아버지학교를 처음 알게 된 건 1999년이다. 최 이사장은 "당시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 아내가 아버지학교에 가야한다고 했다"며 "제가 '100점은 안되더라도 80점 정도는 되는 아버지인데, 왜 가야 하냐'고 물었다. 가족 부양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기 때문에 아버지 역할을 다한 걸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아내가 원해서 나머지 20점을 채워보자는 생각으로 아버지학교에 갔는데, 아버지 사명을 배우면서 제가 20점도 채 안되는 아버지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버지학교 덕분에 자녀들을 잘 성장시켰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존경한다고 이야기하고 사랑해줘서 행복합니다.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아버지학교 수료자들은 자원봉사자로 다시 아버지학교에 참여해 더욱 성숙한 아버지가 되어간다고 했다. "아버지학교는 비영리단체이고,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됐어요. 아버지학교를 수료하신 분들은 그 이후에 아버지학교가 열리는 어디에서든 자원봉사를 할 수 있어요. 사실 아버지학교를 수료했다고 완전히 좋은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니죠. 아버지들의 봉사로 인해 재교육도 이뤄지는 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아버지 중요한 덕목, 가정에 우선 순위 두는 이유
최 이사장은 "가족들이 제일 원망스러워하는 부분이 아버지의 회피"라며 아버지의 중요한 덕목으로 가정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을 꼽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아버지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 과정에서 또 한 번 혼란을 겪었다"며 "아내와 자녀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많이들 느꼈다고 한다. 요즘 아버지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자녀들과 소통이 안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저는 아버지 하면 좋은 기억 밖에 없는데요. 아버지한테 상처받고 아버지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충격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다음 세대들이 자라면 그 다음 세대도 힘들어져요. 가정이 순기능을 해야만 아름다운 세상이 올 수 있어요. 아버지학교에서 자녀 이해하기, 자녀 안아주기 등의 운동이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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