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4월 수출입 동향' 발표
반도체·철강 선전…수출 18개월째 증가
에너지 값 오르며 수입액 600억불 돌파
무역수지 두달 째 적자…적자 폭도 커져
정부 "공급망 영향 점검하며 품목 관리"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우리나라의 지난달 수출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일부 지역 봉쇄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두 자릿수대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전통 효자 품목인 반도체·철강 등은 물론 신성장 품목인 바이오·헬스 수출액이 역대 4월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른 성장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날개 돋친 에너지 가격에 수입액이 6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두 달째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적자 폭도 크게 깊어졌다.
정부는 에너지 수입액이 큰 다른 선진국도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핵심 품목에 대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4월 수출 576.9억 달러…18개월 연속 증가
우리 수출은 지난 2020년 11월(3.9%)부터 12월(12.4%), 2021년 1월(11.4%), 2월(9.5%), 3월(16.6%), 4월(41.1%), 5월(45.6%), 6월(39.7%), 7월(29.6%), 8월(34.9%), 9월(16.7%), 10월(24.0%), 11월(31.9%), 12월(18.3%), 2022년 1월(15.2%), 2월(20.6%), 3월(18.2%)까지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4억5500만 달러였다. 같은 기간 수입은 18.6% 늘어난 60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세 속에서도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출 증가에 따른 중간재 수요가 늘어 무역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였다.
지난 3월 무역수지는 유가 급등 영향에 1억4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는데, 한 달간 적자 폭이 깊어졌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개월 연속 적자였다.
산업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지난해 기저효과에도 수출은 18개월 연속 증가세,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유·가스·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70억9000만 달러 증가한 148억1000만 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효자 품목' 반도체 수출 12개월째 100억 달러 넘겨
지난달 수출은 주요 품목 중 반도체(15.8%), 석유화학(6.8%), 철강(21.1%), 석유제품(68.8%), 컴퓨터(56.4%) 등이 역대 4월 최고기록을 경신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도체는 22개월 연속 수출 성장, 12개월 연속 수출액 100억 돌파의 기록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08억2000만 달러로, 역대 4월 중 처음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서버용 수요 증가, 중국 등 지역의 모바일용 수요 강세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49억8000만 달러로 역대 4월 중 최고 수준이다.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며 합성수지 등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68.8% 뛴 49억6000만 달러였다.
철강 수출액은 33억7000만 달러로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공정사용 원료인 석탄 가격 상승에 단가가 오르고, 미·중남미 등의 인프라 투자로 여러 제품 수출이 고르게 늘었다.
아울러 바이오헬스(12억6000만 달러, 14.2%), 이차전지(8억1000만 달러, 11.7%) 수출도 각각 5개월, 7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신산업품목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이외에 일반기계(43억1000만 달러, 0.02%), 디스플레이(17억4000만 달러, 21.8%), 컴퓨터(16억7000만 달러, 56.4%), 가전(7억6000만 달러, 6.2%), 무선통신(15억7000만 달러, 8.3%), 섬유(11억 달러, 0.1%), 자동차(44억 달러, 6.1%) 등 품목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차 부품 수출액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해외 완성차 업체 생산 차질 등으로 4.8% 감소한 19억4000만 달러였다. 선박 수출액은 수주와 인도 간 시차로 전체적 수출이 줄어 16.6% 급감한 10억2000만 달러였다.
美·EU 수출 늘고 中·CIS 수출 줄고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26.4% 늘어난 95억5000만 달러였다. 성장 둔화 추세이긴 하지만 일반기계, 석유제품, 반도체 등 품목이 호조를 보였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은 7.4% 늘어난 55억4000만 달러로 역대 4월 중 최고치였다. 방역 규제 해제로 회복 조짐을 보이며 철강, 무선통신기기 등 품목이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아세안으로의 수출액은 반도체, 석유제품 등 품목의 호조로 37.3% 늘어난 111억7000만 달러였다. 이는 4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6.2% 늘어난 26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인도, 중남미로의 수출액은 각각 13.9% 늘어난 15억4000만 달러, 17.9% 증가한 23억2000만 달러였다.
대(對) 중국 수출액은 일부지역 봉쇄 영향으로 석유제품, 일반기계 수출이 둔화하며 3.4% 감소한 129억4000만 달러였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18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CIS 지역 수출액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 확대 등으로 자동차, 철강 등 품목 수출이 줄어 46.5% 감소한 6억1000만 달러였다. 중동 지역 수출액은 이차전지, 바이오 등 품목 수출액이 줄어 2.7% 감소한 12억6000만 달러였다.
정부 "공급망 영향 점검하며 핵심 품목 가격·수급 안정"
다만 내실 있는 무역 성장을 위해 수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와 관련해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한 만큼, 수출입 상황을 점검하고 수출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도시봉쇄, 일부 국가 수출통제 등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며 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신성장 품목 발굴, 디지털·서비스 무역 확대 등 무역구조 혁신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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