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된 부산시 '동백통', 일평균 이용자수 '329건'
도입 취지 좋지만…"기능 불편·입점 가게 수 부족"
"민간앱보다 배달료 높은 경우도" 시민들 불평
[서울=뉴시스] 위용성 임하은 기자 =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완화, 매출 증대, 배달료 인하 유도 등을 목표로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공공배달어플리케이션(앱)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으나 정작 소비자들의 호응은 높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뚜렷한 장점이 없고, 민간앱과 배달료 차이도 크지 않아 소비자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높다.
30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올해 초 발간한 '배달앱 시장의 경쟁'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4곳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인 공공배달앱은 30여 개에 이르며,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50% 이상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기도의 '배달특급', 전북 군산시 '배달의명수', 충북 '먹깨비', 인천시 '배달e음', 대구시 '대구로', 강원도 '일단시켜', 부산시 '동백통' 등이다.
이밖에도 전남도 등 추가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 곳도 있다.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대부분 1~2%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 일부를 제외한 다수 공공배달앱들의 실적은 초라한 상태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부산시 '동백통'의 경우 지난 27일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 수가 6만3031명,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329건이다. 부산 전체 인구가 335만명인데 서비스 기간이 짧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저조한 실적이다.
공공배달앱은 지자체가 외주업체를 선정해 앱 개발과 운영을 맡기는 방식과 지자체 출자회사나 민간기업과 함께 운영하는 민관협력방식 등으로 나뉘는데, 어느 쪽이든 '혈세'가 투입된다. 좋은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상당수가 운영·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적지 않은 시민들은 "그런 것이 있는지 몰랐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재원이나 기술력이나 규모 등에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민간앱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부분 공공배달앱들은 지역화폐로 결제할 때 할인을 제공하는 혜택으로 소비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할인쿠폰 제공 등 이벤트가 많이 진행되는 민간앱과 비교했을 때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별 유인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높다. 일부 공공배달앱에선 민간앱보다 오히려 배달료가 높은 경우도 있다.
한 이용자는 "제로페이가 되는 게 아니었으면 진작에 (앱을) 지웠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입점 업체가 너무 적어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 했다.
다른 한 이용자는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사용하지만, 다른 앱에서 할인 행사들을 더 많이 할 땐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배달료가 민간앱보다 더 높은 경우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접속 지연 등 앱 기능적 측면에서도 다른 앱에 비해 불편하다는 지적도 다수다. 특히 외주 업체에 용역을 주는 자체운영방식은 통상 운영 업체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탓에 새로운 기능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유지·보수 정도만 하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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