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마지막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 주재
시멘트 등 건설자재 수급 동향·외환시장 평가
"유연탄 수입 24시간 신속통관…매점매석 엄단"
"다른 통화 약세에도 원·달러 환율 오름세 빨라"
"부동산 안정·한국판 뉴딜 새 정부도 중점 추진"
[세종=뉴시스] 오종택 박영주 기자 = 정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자 호주산 수입 비중을 늘리고, 24시간 신속통관 조치와 함께 주요 건설 자재 매점매석, 담합행위 등을 엄단하기로 했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로 인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열리는 마지막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다.
"호주산 유연탄 수입 1.5배 확대…매점매점 엄정 대응"
홍 부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유연탄 가격이 연초 대비 2배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시멘트 등 주요 건설자재의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봄철 건설경기 회복세가 제약되고 관련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연탄 수입 관련 호주산 유연탄 수입 비중을 1.5배 확대하는 등 수입선을 다변화한다. 또 수입검사 최소화 등 24시간 신속 통관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철근·시멘트 등 주요 자재의 국내 생산 확대도 독려한다. 수급 측면에서 시멘트, 철근 등과 관련된 주요 자재에 대한 조기경보시스템(EWS) 등급을 상향 조정하고 매점매석과 담합행위 등에 대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원활한 자재 운송을 위해 시멘트 철도 수송 비중을 현재 20%에서 확대하고 향후 5년간 노후 시멘트화차 1200량을 순차 교체하는 한편 주요 건설자재 가격 동향 및 재고량을 주 단위로 업데이트해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오름세 빨라…시장쏠림 없도록 안정 노력"
이어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강화 가능성,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달러를 제외한 여타 주요 통화들도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오른 달러당 1265.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3월23일(1266.5원) 이후 2년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이어가는 등 최근 달러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하향 안정·한국판 뉴딜 다음 정부서 중점 추진돼야"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하향 안정화와 물가 안정, 금융시장 변동성 제어 등을 위한 정부의 안정적 관리와 함께 한국판 뉴딜 정책, 탄소중립(Net Zero) 정책 등 미래 대비 투자 정책이 새 정부에서도 중점 추진돼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향후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로 인한 일상으로의 복귀 시작, 우리 경제를 둘러싼 복잡성·변동성·불확실성에 기반한 엄중한 경제 상황을 종합 감안해야 한다"고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현안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 하향 안정화, 물가의 안정, 금융시장 변동성 제어 등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장기간 코로나 지속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회복 지원과 K자형 양극화 상흔 치유를 위한 다층적 노력도 긴요하다"며 "잠재성장률 제고, 미래 성장동력에 직접 기여할 한국판 뉴딜 정책, 넷제로 정책 등 미래 대비 투자정책은 다음 정부에서도 중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재정 역할로 국가채무가 불가피하게 늘어났으나 한편으로는 최대한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며 "향후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질서 있는 재정 정상화 및 재정준칙 도입이 긴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그린경제 전환 대비 미래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정책 설계 집행 등도 소홀함 없이 착실하게 추진했다"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남긴 취약계층에의 깊은 타격, 신양극화 초래, 글로벌 공급망(GVC) 약화, 성장잠재력 훼손 등의 상흔에 대해서는 향후 더 강하게 지속돼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