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최후 결전 벌이는 아조우스탈 어떤 곳?…"도시안의 도시"

기사등록 2022/04/19 10:08:01

최종수정 2022/04/19 10:19:44

"도시 안의 도시"로 지하연결망·내부 통신망 갖춰 방어 유리

[마리우폴=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제철소 공장 등 곳곳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4.13.
[마리우폴=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제철소 공장 등 곳곳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4.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전쟁 최대 격전지다. 러시아군이 침공 직후부터 집중 공격을 가해온 마리우폴은 지금 거의 모든 기반시설이 파괴된 상태다. 민간인이 폭격을 피해 모인 극장과 병원을 폭격해 한꺼번에 수백명씩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진 현장이기도 하다.

러시아군은 전쟁 7주만에 마리우폴을 거의 점령한 상태지만 여전히 약 2500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에 있는 아조우 철강공장에서 1만2000 병력의 러시아군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고 있다.

아조우스탈 철강 및 강철 공장은 마리우폴의 경제를 책임지던 곳이다. 유럽의 최대 철강회사중 한 곳으로 연 400만t의 조강을 생산하고 수만명이 일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의 많은 공장과 지하터널망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곳엔 우크라이나의 최강 전투부대 아조우대대도 있다. 이곳에 대피한 민간인도 1000~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마리우폴 시당국이 18일 밝혔다.

아조우스탈은 소련이 생긴 초기에 건립됐다가 1941년~1943년 독일 나치가 점령해 파괴한 뒤 재건됐다. 마리우폴의 해안가 약 10평방km를 차지하고 있다.

친러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자문관인 얀 가긴은 지난 주말 러시아국영 리아노보스티와 가진 회견에서 "아조우스탈은 도시 안의 도시"라고 묘사했다.

가긴은 이 지역이 폭격과 봉쇄에 맞서도록 설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방어군에 크게 유리한 내부 통신망이 설치돼 있어 압도적 병력이 포위해도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 세르기 즈구레츠는 러시아가 아조우스탈에 "대형 폭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바드 케네디스쿨 벨퍼 과학 및 국제관계센터 마리아나 부제린은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부제린은 "마리우폴이 오래도록 포위돼 우크라이나군 장악 지역이 축소돼 왔다. 방어군이 전술적 우위에 의존해 마지막 저항을 하는 중이다. 아조우스탈은 작은 요새"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의 무장 상태나 대공 방어 능력 등은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아조우스탈을 점령하면 큰 승리를 거두게 된다. 전쟁 초기 수도 키이우 공략에 실패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방 점령에 주력하고 있다.

전쟁전 인구가 45만명에 달하던 마리우폴은 돈바스 도네츠크 지방에서 러시아 반군이 장악하지 못한 도시들 중 하나였다. 이곳을 점령하면 러시아군은 러시아와 크름반도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아조우스탈 등 이 지역 공장들은 돈바스 지방 산업지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포기하기 어려운 요충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에서 두번째로 큰 항구도시다. 서방의 제재를 당하기 전까지 세계 5위 철강 생산국이던 러시아로선 철강 생산을 대폭 늘릴 수 있는 곳이다.

돈바스 지역은 석탄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며 마리우폴은 이를 토대로 철강을 생산해 큰 이익을 내왔다. 아조우스탈과 부속 철강회사 일리치 철강 및 강철회사에 고용된 지역 주민들만 4만명이었다.

지난 2019년 아조우스탈과 일리치 철강 두곳에서만 우크라이나 철강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했으며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생산했다.

러시아군은 지난주 일리치 철강을 공격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철강그룹 메트인베스트가 러시아군 치하에선 "철강생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리치철강의 총지배인 타라스 셰브첸코는 18일 우크라이나 24 뉴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고의적이고 체계적으로 철강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며 일리치 철강을 복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조우스탈에서 철강을 처음 생산한 것은 1933년이다. 그러나 독일군이 2차세계대전 중 파괴하면서 조업이 중단됐고 주민들이 대거 탈출했었다. 1944년 독일군이 떠난 이듬해 공장 재건 작업이 시작돼 소련의 철강산업을 이끌었다.

70년이 지난 2014년 아조우스탈의 철강 노동자들이 뭉쳐서 친러 반군세력을 마리우폴에서 몰아냈다. 러시아어 사용 주민이 절반이 넘고 친러 정치인이 선출되던 마리우폴에서 벌어진 이 사건이 당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메트인베스트그룹 소유주로 우크라이나 최대 부호인 리나트 아흐메토우는 친러 모크스바지역당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와 러시아와의 연결을 도운 사실이 미 연방 수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아흐메토우는 2014년 이후 친러 반군에 등을 돌렸다. 그해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한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대립하면서도 정부가 부과한 3400만달러(약 420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우크라이나의 철강 산업은 2014년부터 침체되기 시작했고 아조우스탈의 조강 생산량도 100만t 이상 줄었다. 이후 최근 몇년새 신규 투자가 이뤄지면서 반전되는 모습이었다. 메트인베스트 그룹은 아조우스탈에 약 10억달러(약 1조2339억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중순 엔베르 츠키티슈빌리 아조우스탈 CEO는 키이우에서 가진 화사연설에서 인근 지역 전투로 나치 점령 이래 처음으로 공장이 잠정 폐쇄됐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마리우폴로 돌아가 공장을 재건해 가동할 것이다. 가동되면 예전처럼 우크라이나에 영광이 될 것"이라면서 "마리우폴이 우크라이나고 아조우스탈이 우크라이나"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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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최후 결전 벌이는 아조우스탈 어떤 곳?…"도시안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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