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 발표
"수출·고용 개선세 이어져…물가 상승세 확대"
"공급망 차질·인플레 압력 등 불확실성 커져"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회복 둔화, 물가 상승세 확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악재가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를 발표했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수출·고용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내수 회복 제약이 우려되고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 인플레 압력 등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 주요 도시 봉쇄 조치, 주요국 통화 정책 전환 가속화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회복 흐름 불확실성이 커졌다"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단계적 일상 완화'(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지난해 11월 '내수 개선'이라는 표현과 함께 긍정적인 전망을 그린북에 담았다.
하지만 연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방역 조치가 강화됐고, 한 달 만에 '내수 영향 우려'로 표현을 고쳤다. 올해 들어서는 변이 바이러스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이번 달과 같은 평가가 5개월째 지속되는 중이다.
이에 기재부는 "선제적 물가 관리 등 민생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점검 및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 영향 최소화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변이바이러스 피해 대응과 경기 회복 뒷받침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소폭 늘었다. 준내구재(-0.6%), 비내구재(-4.4%)가 감소했지만 내구재(9.4%) 판매가 큰 폭 뛰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소비심리에도 큰 변동은 없었다. 올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p) 올랐다. 같은 달 백화점 매출액과 국내 카드 승인액(공과금 제외)은 각각 전년 대비 4.1%, 7.3%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승용차 내수 판매량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16.5%, 0.1% 하락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는 현 시점에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악재 가운데 하나다.
올해 3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1%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4%를 넘긴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석유류·농산물 등 공급 측 변동 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3.3% 상승했다. 체감 지표인 생활물가지수는 5.0% 오르면서 전월(4.1%)에 비해 상승 폭을 키웠다.
반대로 신선식품지수는 채소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2.2% 내렸다.
고용 시장은 회복세를 지속했다. 올해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3만1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15~64세 고용률은 67.8%로 2.1%p 상승했고 실업률은 3.0%로 1.3%p 하락했다.
수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3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7억6000만 달러로 23.4% 늘었다.
지난 2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0.6% 증가했지만 건설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각각 8.5%, 0.3% 감소하면서 꺾였다.
올해 3월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02%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셋값은 0.02% 하락했다.
국내 금융시장을 살펴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코스피 지수는 2757.7로 전월 말 대비 2.2% 올랐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212.1원으로 0.8원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리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 위안화 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분위기 등으로 2월 말보다 상승(약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월 국제유가는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배럴당 110.9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지난해 12월에 비해 51.5%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