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새봄을 알리던 순백의 벚꽃이 궂은 비를 만나면서 상춘객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건조함과 봄볕 더위를 달래준 반가운 비지만 이른 '벚꽃엔딩'을 마주한 시민들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하다.
충북 청주시 무심천변 일대를 수놓았던 벚꽃은 13일 오전부터 이어진 비를 만나 바닥에 흐트러져 꽃길을 만들었다.
봄비로 우수수 떨어진 벚꽃잎을 본 시민들은 "지난주에 더 구경할걸"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무심천변 벚꽃은 지난해보다 열흘 늦게 만개했다. 늦은 만큼 벚꽃을 눈에 담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은 지난 5일부터 지속 이어졌다.
이른 더위 속 벚꽃이 만개했던 제천 청풍호에서도 떨어지는 벚꽃잎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는 시민들이 목격됐다.
3년째 벚꽃축제가 취소된 이곳은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포토존, 천국의 계단 등을 조성해 관광객을 맞았다.
청풍호 벚꽃축제는 20년 넘게 이어져 온 제천의 대표 축제다. 벚꽃 개화 시기에만 20만명의 상춘객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
보은군 보청천변 일대에 넘실대던 벚꽃잎도 이날 비 영향으로 바닥에 수를 놓았다.
시민 A(38)씨는 "이번 주말까지 벚꽃잎이 남아있었으면 좋겠지만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주말 10~11일 본격 개화했던 이 지역 벚꽃은 가지마다 수를 놓으며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보은읍 학림리에서 탄부면 대양리까지 20㎞가 이어진 이 벚꽃길은 지역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 중 하나다.
이곳의 만개 시기는 인근 청주, 대전보다 열흘 정도 늦다. 다만 올해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지난해 보다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다.
지난 주말부터 단양군 단양읍 상진리 거리와 단성면 생활체육공원 일원에도 따뜻한 봄 햇살을 받아 흐드러지게 피어난 순백의 벚꽃들이 장관을 이뤘지만, 야속한 봄비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내일 오전까지 이어지는 비로 올봄 벚꽃 엔딩은 예년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충북에 내리고 있는 봄비는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2~4㎜ 내리고 있다. 이 비는 14일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차차 그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