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이어 서울 대학가 대면 축제 재개
"축제 아예 못 보고 졸업하는 줄…설렌다"
"감염 확산 계기될 수도…방역 잘 지켜야"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가 감소하고 일상회복으로 다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서울 대학가도 대면 축제 재개에 나서는 분위기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반갑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지만, 축제에선 사실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만큼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 교류전인 '고연전(연고전)'이 3년 만에 대면 개최된다. 고연전은 코로나 감염병이 확산한 지난 2020년 이후로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무관중 경기 등의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국내 대학의 대표적 행사가 돌아오자 학생들은 반가워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20학번 최모(23)씨는 "수험생 때 고연전이 최대 로망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아예 못 보는 줄 알았다"며 "졸업하기 전에 '직관'(직접 관람)할 수 있어서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연세대를 졸업한 김모(26)씨는 "마지막 연고전을 못 보고 졸업해서 슬펐는데 3년 만에 즐길 수 있게 된 후배들이 부럽다"며 "큰 무대, 많은 관중 앞에서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된 두 대학 선수들에게도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이미 대면 행사를 개최한 학교도 있다. 경희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본관 앞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 하에 소규모 대면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외대와 한양대 등도 오프라인 상에서 봄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최근 주간 하루평균 확진자 수가 감소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거리두기 조정안에는 영업시간 제한 전면해제 등 '일상 회복'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차원에서 사실상 방역 지침을 해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 대학가는 2~3년 만에 대면 축제 계획을 알리면서 일상 회복 걸음을 뗀 셈이다.
경희대를 졸업한 전모(26)씨는 "코로나 이전에는 매일 볼 수 있는 학교 벚꽃이 귀한 줄 몰랐다"며 대면 행사 재개를 환영했다.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한모(24)씨도 "작년에는 축제가 메타버스에서 진행됐는데, 비대면으로 축제를 해보려는 학생회가 고마웠고 그 나름대로 신선했지만 대면 축제에는 못 미쳤다"며 "직접 학우들도 만나고 공연을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들이 부활해서 설렌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아직 일상회복이 자리잡지 않은 만큼 대면 축제를 열기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다. 통상 대학 축제에는 타 학교 학생들도 참석하는 등 이동량이 많아 감염이 확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부터 대면 수업이 확대되는 중앙대 재학생 김모(22)씨는 "캠퍼스에 와서 수업을 받는 게 사실상 처음인데, 축제 때문에 감염이 확산하면 다시 학교에 못 오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이모(24)씨도 "거리두기를 한다고 하지만 축제에서 거리두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사정상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어서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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