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가 자국 군대에 항복 지시하는 내용 담겨
딥페이크 조작 영상으로 확인..친러 해커 유포 추정
전문가 "속이기 위한 것보다 불확실성·불신·혼란 조장"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지난달 친러시아 해커로 추정되는 조직이 우크라이나 항복 가짜 동영상을 제작해 올린 것은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언론과 기관들의 신뢰도를 낮추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항복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려는 시도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 며칠 후에 시작됐다. 해커들은 우크라이나의 고위 군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의 페이스북 계정에 침입했고, 그들의 접근을 이용해 항복을 알리는 허위 메시지를 게시했다.
이들은 일부 게시물에 병사들이 흰색 깃발을 흔드는 동영상과 함께 게시물을 첨부해 해당 동영상이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묘사하고 있다고 거짓 주장을 했다.
지난달에는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항복을 선언하는 영상이 수많은 우크라인나 관련 웹사이트에 등장했다. 처음 공개된 것은 우크라이나 뉴스 사이트 '우크라이나24'의 페이스북 및 텔레그램 계정이었다. 우크라이나24 측은 "해킹을 당하기 전에 2주 이상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젤렌스키의 항복 영상은 인공지능(AI) 기술로 정교하게 조작된 딥페이크로 확인됐으며, 친러시아 해커가 제작해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이 담긴 딥페이크 영상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삭제했으며, 다른 플랫폼 동료 업체들에게도 알렸다"며 "보고된 바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손상된 웹사이트를 시작으로 인터넷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겨냥한 해커들은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 연계된 조직 '고스트라이터'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이버 공격은 분열과 문화적 갈등을 조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전의 러시아 허위 정보전과 유사하다.
보안 연구원들은 '고스트라이터'가 종종 유럽의 공인을 표적으로 삼고, 종종 손상된 소셜미디어와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나토에 대한 지원을 깎아내리려는 메시지를 내보냈다고 언급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의 목표와 유사한 공격은 증가했다.
사이버 보안 회사인 맨디안의 벤 리드 이사는 "(이러한 공격은) 불확실성, 혼란, 불신을 쌓을 수 있다"며 "그것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해 가까이서 읽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모든 메시지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보안 전문가인 올렉시 마쿠힌은 "우크라이나에서 조작 방송을 믿었던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 허위 정보는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압력을 가하는 등 민간인들을 겁주기 위한 노력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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