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락가락 행정에 캠핑카 부품업계 '고사 위기'

기사등록 2022/04/01 06:15:00

최종수정 2022/04/01 09:00:43

연결장치 강도시험 안 받은 제품 판매 금지시켜

업계 "법 무시하고 판매금지…공단이 법 안지켜"

공단 "연결장치는 부품에 해당, 법 적용 문제 없어”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캠핑카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오락가락 행정에 캠핑카 연결장치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4년 6월 자동차 관리법을 개정하면서 2016년 7월부터 자동차와 캠핑카를 연결할 때 사용하는 연결장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연결장치의 강도시험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 법은 한동안 유명무실했다. 법은 만들어졌지만 교통안전공단이 이 연결장치 강도시험을 하기 위한 정보가 없었을 뿐 아니라 강도시험을 할 수 있는 장비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통안전공단은 2018년 장비를 도입한 후 유예기간을 거쳐 2020년 7월부터 연결장치 강도시험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캠핑카 연결장치 업체들은 충격에 빠졌다.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이뤄진 연결장치 업체들은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다 강도시험을 받는 동안에는 판매가 불가능해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갑작스런 법 적용도 문제지만 강도시험 적용 대상을 정하는 데 있어 법 해석에 문제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관련 법 부칙 제20조 제2항에는 '이 규칙 시행일인 2016년 7월1일 이후 최초로 제작, 조립 또는 수입되는 자동차부터 새로운 규칙을 적용한다'고 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2016년 7월1일 이전에 제작된 자동차에 대해서 판매를 금지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안전공단은 연결장치는 자동차 관점이 아니라 부품 관점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2016년 7월1일 이전에 제작된 것도 강도시험을 받지 않으면 판매를 금지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법을 개정할 때 연결장치를 자동차(장치) 관점으로 갈 것인지, 부품 관점으로 갈 것인지를 놓고 당시에 업계에서 스스로 법률 자문을 거쳐 부품 관점으로 가는 게 맞다고 결론내려서 부품 관점으로 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제8조 2항9호에 자동차의 연결장치를 '장치'로 분류하고 있어 이번에만 부품으로 판단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에서도 연결장치를 단순한 부품이 아닌 자동차의 구성장치로 분류하고 있다"며 "연결장치에 뭔가를 추가하는 부품은 튜닝용부품에 해당 되지만 연결장치 그 자체로는 장치이기 때문에 튜닝용 부품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공단은 법 부칙을 무시하고 모든 연결장치의 판매를 금지시켰다"며 "법과 규칙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하며 지킬 수 없는 법이라면 현실에 맞도록 개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이 문제를 놓고 입장이 오락가락이다.

연결장치협동조합이 지난 2020년 질의한 민원에 대해 국토부는 "2016년 7월1일 이후 연결장치는 안전기준에 적합해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2016년 7월 이전에 제작된 제품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는 듯한 해석을 내렸지만 이후 제기된 다른 민원에서는 "튜닝시점의 안전기준에 적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유럽수입제품에 관해서는 유럽의 시험성적서를 인정해 연결장치 시험강도(인증) 테스트를 면제하고 있는데 이 또한 형평성에 맞지 않고 법 근거도 없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체 대부분 미국식 연결장치를 생산하고 있고 국내에서 사용되는 트레일러도 여러 대륙 것이 혼재해 있는데 국토부와 공단은 애초에 연결장치에 대한 지식 없이 유럽규정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번역해 국내에 적용하다 보니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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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락가락 행정에 캠핑카 부품업계 '고사 위기'

기사등록 2022/04/01 06:15:00 최초수정 2022/04/01 09: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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