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사장 놓고 신구 권력 충돌 '2라운드'…인수위 "몰염치" vs 靑 "눈독"

기사등록 2022/03/31 22:00:00

최종수정 2022/03/31 22:01:38

靑, 인수위 겨냥 "대우조선, 새 정부가 눈독 들일 자리 아냐"

인수위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사익 추구 의혹" 지적

尹측 대우조선 사장 문제 제기에 靑 반박…감정싸움 격화 양상

수면 아래 인사권 갈등 재부상 하나…용산 이전 전선 확대 촉각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신용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대신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3.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이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실에서 신용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대신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3.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안채원 김성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임기말 알박기 인사로 규정하자 청와대가 즉각 반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인사권을 둘러싼 신구(新舊) 권력이 재충돌한 양상이다.

신혜현 청와대 부대변인은 31일 서면브리핑에서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에 인수위가 눈독 들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문재인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며 감사원 감사 요청으로 압박한 인수위를 정면으로 맞받았다.

그러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 부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은 대우조선 사장 선출을 비판한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의  브리핑 후 4시간 30분 여만에 나왔다. 인수위 부대변인이 문 대통령을 문제 삼자 청와대 역시 부대변인 차원의 맞대응으로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감정싸움이 더해지는 형국이다.

박두선 신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문 대통령 동생의 대학 동창이라는 이유를 들어 알박기 인사라며 비판한 인수위의 숨은 의도가 사실상 인사권 행사에 있었다는 점을 비꼰 것이다. 주주 총회라는 내부 절차에 의해 정상적으로 선출된 사장 자리에 윤 당선인 측이 영향력을 행사 하려했던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공개 브리핑을 통해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의 입장'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과정에서의 문 대통령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주장했다.

원 부대변인은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두선 신임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며 "정권 이양기에 막대한 혈세가 들어간 부실 공기업에서 이런 비상식적 인사가 강행된 것은 합법을 가장한 사익 추구라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형상 민간기업의 의사회 의결이란 형식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나 사실상 임명권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자초하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금융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55% 이상 보유한 KDB산업은행에 산하 유관기관의 임기 말 인사 중단 방침을 전달했지만 사장 선출이 이뤄진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노무현 정부에서 금융감독위 부위원장을 지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금융위의 인사 중단 지침을 전달받고도 대우조선해양에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러한 인수위의 문제 제기의 궁극적인 지점은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대한 압박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 감사원 감사위원 임명을 두고 신구 권력이 충돌했던 과정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했다.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서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모습. 2022.03.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로 용산 국방부 청사를 지목했다.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는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에 맞서 공원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모습. 2022.03.20. [email protected]
청와대 관계자는 "박 사장은 평생을 대우조선해양에 근무해 온 내부 인사"라며 "인수위가 문 대통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대우조선 사장 선출 과정을 문제 삼으며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하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 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서별관 회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부실 지원을 결정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는 점에서, 현재 인수위가 당시 경험을 현 정부에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부실 지원 의혹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고발됐다가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에서 청와대 근무 당시 언론사 사장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청탁을 받은 적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처럼 인수위와 청와대가 공개 충돌하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인사권 갈등이 재점화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 제기된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예비비 편성, 2차 추가경정(추경) 예산안 처리, 영업시간 제한 철폐 등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는 신구 권력 간 갈등 전선이 점차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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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사장 놓고 신구 권력 충돌 '2라운드'…인수위 "몰염치" vs 靑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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