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규모가 33배에 달하는 '고래' 쌍용자동차를 품으려던 전기버스업체 에디슨모터스의 꿈이 좌절됐다.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계약이 자동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에디슨이 인수대금 예치시한인 지난 25일(관계인집회 5영업일 전)까지 계약금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2000만원을 납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와 에디슨이 지난 1월10일 체결한 인수합병(M&A) 투자계약에는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 개최일 5영업일 전까지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즉시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으며, 이번 계약 해지는 이에 따른 조치다.
에디슨 측은 관계인집회 연기를 통해 자금 마련을 위한 시간을 벌어보려 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에디슨은 지난 18일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관계인집회 연기를 요청했으나,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25일 기일 변경 요청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쌍용차 측은 "관계인집회 기일 연기요청이 수용되더라도 연장된 관계인 집회마저 무산될 경우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연기시 7월 1일)만 허비해 재매각 추진 등 새로운 회생방안을 모색할 기회 마저 상실될 수 있다"며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가까이 추진돼온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에디슨이 인수대금 잔금을 내지 못하면서 계약금 305억원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에디슨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에디슨모터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당사가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오늘 법무법인을 통해 회생법원에 관계인집회 기일 변경신청을 냈으며, 본계약 해제에 대한 '계약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28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쌍용차가 일방적 계약 해지를 했는데,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인 만큼 법원에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하고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 계약 당시 에디슨이 쌍용차에 약속한 운영자금 500억원 중 쌍용차에 입금된 1차 대여금 300억원도 당장 돌려받지 못할 전망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에디슨은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의 '채권자' 신분이 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법정관리 이전인 지난해 3월께 비공식루트를 통해 쌍용차에 투자의사를 제안하며 쌍용차 인수에 시동을 걸었다.
에디슨은 지난해 7월 쌍용차 예비입찰에 공식 참여했다. 2020년 기준 매출 897억원으로, 같은해 쌍용차 매출(2조9297억원)에 비해 규모가 터무니없이 작았지만 '강성부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 키스톤PE 등 든든한 재무적 투자자들과 함께였다.
지난해 9월15일 쌍용차 본입찰에 유력후보였던 'SM그룹'이 참여하지 않고, HAAH오토모티브의 창업주가 세운 '카디널 원 모터스'와 손잡은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이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되며 에디슨모터스는 같은해 10월20일 쌍용차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후 쌍용차의 생산을 전기차 15만대 등 연간 30만대 수준으로 높이며 3~5년 내 흑자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최대 1조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키스톤, KCGI가 1차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 3100억원을, 2차 유상증자 등을 통해 4900억~5300억원을, 산업은행으로부터 7000~8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출을 거부했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용도 변경해 아파트단지로 직접 개발하겠다는 '플랜B' 역시 좌절되며 자금 마련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1월에는 키스톤이 투자를 철회했다. 키스톤은 인수대금 3049억원 중 1050억원 가량의 조달을 맡을 예정이었다. KCGI 역시 컨소시엄 탈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투자 방식조차 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투자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과 노조는 재입찰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상거래채권단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와 344개 협력업체 중 258개 업체(채권액 기준 92.3%)가 서명한 에디슨모터스 인수 반대 동의서를 제출했다. 노조 역시 23일 채권단과 입장을 같이 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채권단 외에 또 다른 회생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 역시 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탄원서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쌍용차를 법정관리 체제로 유지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수 있도록 추가적 인수합병(M&A) 추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에디슨모터스는 자체 조달이 아닌 쌍용차를 담보로 한 유상증자·회사채 등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난 18일까지 컨소시엄을 확정해 인수대금 주체를 확정해야 했지만, 컨소시엄도 확정하지 못했다"며 "컨소시엄 확정조차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을 보면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조달 계획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디슨의 자금 상황은 심상치않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2일 4년 연속 적자로 인해 에디슨EV의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본부는 "에디슨EV는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동 사유가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디슨EV는 28일 현재까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주총 시한은 오는 31일, 에디슨모터스의 주총 예정일은 30일로, 이미 제출기한을 넘긴 상태다.
주총일까지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한국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관리 종목으로 지정한다. 이후 10일 이내에도 보고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한편, 28일 에디슨EV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에디슨EV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29.80% 하락한 1만2250원에 장을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쌍용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의 계약이 자동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에디슨이 인수대금 예치시한인 지난 25일(관계인집회 5영업일 전)까지 계약금 305억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2000만원을 납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와 에디슨이 지난 1월10일 체결한 인수합병(M&A) 투자계약에는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 개최일 5영업일 전까지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즉시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으며, 이번 계약 해지는 이에 따른 조치다.
계약금 305억원 '몰취' 가능성…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신청
에디슨은 지난 18일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관계인집회 연기를 요청했으나,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25일 기일 변경 요청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회신했다.
쌍용차 측은 "관계인집회 기일 연기요청이 수용되더라도 연장된 관계인 집회마저 무산될 경우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연기시 7월 1일)만 허비해 재매각 추진 등 새로운 회생방안을 모색할 기회 마저 상실될 수 있다"며 "관계인집회 기일 연장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가까이 추진돼온 에디슨의 쌍용차 인수는 최종 무산됐다. 에디슨이 인수대금 잔금을 내지 못하면서 계약금 305억원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에디슨, 회생법원에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
에디슨모터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당사가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은 오늘 법무법인을 통해 회생법원에 관계인집회 기일 변경신청을 냈으며, 본계약 해제에 대한 '계약자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28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쌍용차가 일방적 계약 해지를 했는데,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인 만큼 법원에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하고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 계약 당시 에디슨이 쌍용차에 약속한 운영자금 500억원 중 쌍용차에 입금된 1차 대여금 300억원도 당장 돌려받지 못할 전망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에디슨은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의 '채권자' 신분이 된다.
지난해 3월부터 인수 시동…산은 대출거부·키스톤 투자철회 등 험로
에디슨은 지난해 7월 쌍용차 예비입찰에 공식 참여했다. 2020년 기준 매출 897억원으로, 같은해 쌍용차 매출(2조9297억원)에 비해 규모가 터무니없이 작았지만 '강성부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 키스톤PE 등 든든한 재무적 투자자들과 함께였다.
지난해 9월15일 쌍용차 본입찰에 유력후보였던 'SM그룹'이 참여하지 않고, HAAH오토모티브의 창업주가 세운 '카디널 원 모터스'와 손잡은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이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되며 에디슨모터스는 같은해 10월20일 쌍용차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 후 쌍용차의 생산을 전기차 15만대 등 연간 30만대 수준으로 높이며 3~5년 내 흑자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최대 1조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에디슨모터스, 쎄미시스코, 키스톤, KCGI가 1차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자금 3100억원을, 2차 유상증자 등을 통해 4900억~5300억원을, 산업은행으로부터 7000~80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대출을 거부했고,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용도 변경해 아파트단지로 직접 개발하겠다는 '플랜B' 역시 좌절되며 자금 마련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 1월에는 키스톤이 투자를 철회했다. 키스톤은 인수대금 3049억원 중 1050억원 가량의 조달을 맡을 예정이었다. KCGI 역시 컨소시엄 탈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투자 방식조차 정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투자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과 노조는 재입찰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상거래채권단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회생법원에 탄원서와 344개 협력업체 중 258개 업체(채권액 기준 92.3%)가 서명한 에디슨모터스 인수 반대 동의서를 제출했다. 노조 역시 23일 채권단과 입장을 같이 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채권단 외에 또 다른 회생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 역시 법원에 회생계획안 수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채권단은 탄원서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쌍용차를 법정관리 체제로 유지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수 있도록 추가적 인수합병(M&A) 추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에디슨모터스는 자체 조달이 아닌 쌍용차를 담보로 한 유상증자·회사채 등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우려했다. 또 "지난 18일까지 컨소시엄을 확정해 인수대금 주체를 확정해야 했지만, 컨소시엄도 확정하지 못했다"며 "컨소시엄 확정조차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을 보면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조달 계획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4년 연속적자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28일 하한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2일 4년 연속 적자로 인해 에디슨EV의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본부는 "에디슨EV는 최근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며 "동 사유가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디슨EV는 28일 현재까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의 주총 시한은 오는 31일, 에디슨모터스의 주총 예정일은 30일로, 이미 제출기한을 넘긴 상태다.
주총일까지 감사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한국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관리 종목으로 지정한다. 이후 10일 이내에도 보고서 제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한편, 28일 에디슨EV 주가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에디슨EV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29.80% 하락한 1만2250원에 장을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