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공연업계 코로나 어려움, '음공협' 있어 버팁니다

기사등록 2022/04/03 06:00:00

이종현 MPMG 회장·김형일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대표 인터뷰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주축

업계 어려움 정부와 소통·타개책 마련 위한 세미나 개최

30년간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 산증인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종현(가운데)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과 김형일(왼쪽)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종현(가운데)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과 김형일(왼쪽)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공협은 콘서트 관계자들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창구 역을 하고 있어요. (정부와) 테이블 협상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죠. 아직 워밍업 단계라 갈길이 멀긴 해요."(이종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MPMG 대표))

"'음공협'은 평소 자주 모이지 못하던 40여개 단체가 뭉쳤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이 재개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행정·제도적인 부분을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김형일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대표)

최근 방탄소년단(BTS)·세븐틴(SVT)을 비롯한 K팝 아이돌 그룹을 비롯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콘서트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고 나섰다. 정부가 방역 지침을 완하하고 각 매니지먼트사가 각고의 노력을 한 덕분이지만,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콘서트·페스티벌·월드투어·내한공연 등 '대중음악'이란 이름 아래 공연을 주최·주관·제작·연출하고 있는 40여개 회원사가 모인 단체. 지난해 4월 결성돼 같은 해 12월 정식 사단법인으로 등록됐다. 작년 4월1일 제2차 대중음악공연제작자 모임에서 집행부를 꾸린 이후 매주 한번씩,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코로나19 관련 대책 회의를 거듭해왔다.

최근 노들섬에서 만난 이종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MPMG 대표))과 김형일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대표는 이 단체를 굴리는 두 바퀴다.

이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소통하며 각 회사의 의견을 적극 전달하고 있고, 해외 콘서트 환경에 밝은 김형일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사례들을 모아 세미나 등에서 적극적으로 발제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중음악공연계의 안전한 사회망 구축을 위해 힘쓰는 중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종현(오른쪽)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종현(오른쪽)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email protected]
이 회장과 김 대표는 다른 공연 장르와 스포츠 행사보다 완화가 더딘 현 대중음악 콘서트에 대한 방역지침에 대해 아쉬워했다. 현재 대중음악 콘서트는 공연장 수용가능 인원의 50% 이내로 관객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최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 대 이란 경기에는 6만여 구름 관중이 몰렸다. 이를 부러워한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 관계자가 한둘이 아니다.

이 회장은 "대중음악 콘서트는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쉽게 주목하시니까 조심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콘서트가 함성이나 떼창으로 비말 전파를 한다는 건 실제 증명이 된 게 아닌데, 그것이 정설처럼 돼 버려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했다.

음공협은 올해 콘서트 업계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50~6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온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같은 상황이 또 올수도 있잖아요. 코로나19가 없어진다고 해도 핑크빛으로 볼 수 없는 이유죠. 무엇보다 잘 되는 공연과 안 되는 공연의 간극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회장도 "영화업계도 이 시국에 잘 되는 영화는 정말 잘 되고 있어요. 흥행이 안 되는 영화는 더 안 되고 있죠. 문화 전반에서 간극이 커질 것"이라고 동의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형일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형일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email protected]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도 지난 2일 사옥을 방문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게 "하이브의 경우 온라인 공연과 새로운 무대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만 작은 영세 기획사의 경우 더 큰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위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공연분야의 방역 방식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대중음악 콘서트는 누구가에게 생존권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여러 분야와 연관된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가수들이 현재 해외에서 공연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한데 국내에서는 공연하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대관할 장소도 없다는 건 많은 걸 시사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김 대표도 "언제 관객을 100%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콘서트 역시 하나의 산업이고 관객들이 볼 권리가 있다는 걸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 회장과 김 대표는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평론가 겸 음악작가 출신인 이 회장은 1990년대 초반 유명한 음악 글쟁이였다. 음악전문지 '핫뮤직'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1993년부터 뭉치던 음악모임 사람들과 1997년 클럽 '푸른 굴 양식장'을 인수, 마스터플랜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장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갈곳이 없던 힙합 가수들이 마스터플랜으로 몰리면서 한때 이곳은 힙합 마니아들의 성지로 통했다. 이후 2003년 시부야케이 등 앞서가는 음악을 선보이는 레이블 해피로봇을 론칭했다.

[서울=뉴시스] '뷰티풀 민트 라이프' 현장. 2022.04.02. (사진 = 음공협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뷰티풀 민트 라이프' 현장. 2022.04.02. (사진 = 음공협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는 해피로봇 레코드, 레이블 '광합성', 레이블 '팩션 어 라이크(Faction A Like)', 콘서트 제작사 민트페이퍼 등을 아우르는 'MPMG'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작년 코로나19 시국의 첫 야외 음악 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1'을 안전하게 치러 주목 받았다. 수용 인원이 적어 적자가 컸다. 그럼에도 이 페스티벌을 열었던 이유는 분명하다. 안전한 콘서트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도가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음악일은 짧은 주기만 보고 무엇을 결정하지 못해요. 당장 흥행하지 아니더라도 긴 주기를 보고 결정을 해야죠. 작년 '뷰티풀 민트 라이프' 공연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10년 이상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에 가능했죠"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대형 내한공연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펜타포트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주도한 나인(9)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지냈다. 세계 최대 콘서트 제작사 라이브 네이션이 김 대표의 능력을 인정해 2011년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그를 영입했다.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는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마룬5, 제이슨 므라즈, 메탈리카, 레이디 가가, U2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을 안정적으로 주최했다. 빅뱅과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를 함께 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종현(가운데)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과 김형일(왼쪽)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종현(가운데)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과 김형일(왼쪽)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라이브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04.03. [email protected]
음악을 좋아하던 김 대표는 1996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첫 내한공연 때 아르바이트로 무대 스태프 일을 경험하면서 업계에 발을 들였다. 당시 콘서트업계에 몸 담은 이들 중 드물게 영어에 능통하다는 점도 경쟁력이 돼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때가 맞고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했다.

대중음악 콘서트는 시대의 분위기에 민감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 같은 감염병, 그리고 사회적인 참사 등 부정적인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우여곡절도 많다. 그럼에도 30년가량 업계를 지켜주고 있는 이 회장과 김 대표 같은 이들이 있어 버틸 수 있다. 음공협에 속한 이들 역시 힘쓰는 중이다.

"음악의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이제 제 업은 자식 같죠. 제 몸이 아프다고 내팽겨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이종현 회장)

"이제 무슨 일이 생기든 이골이 났어요. 그런 가운데 요즘처럼 엔터테인먼트가 각광을 받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느낍니다. 일단 관객들이 특별한 장소에 특정한 시간에 모여 잔치를 벌이는 느낌이 좋아요. 라이브가 주는 즉흥성과 함성은 이길 게 없죠. 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김형일 대표)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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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2/04/03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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