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및 소재산업 국내 성장 정체
해외 시장으로 외연 확대 불가피
![[서울=뉴시스]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사진출처: 대상그룹 제공) 2022.03.23.](https://img1.newsis.com/2022/03/23/NISI20220323_0000958046_web.jpg?rnd=20220323175705)
[서울=뉴시스]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사진출처: 대상그룹 제공) 2022.03.2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대상그룹이 지난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한 가운데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46)을 중심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 대상그룹은 주력 사업인 식품 및 소재 산업의 국내 성장이 정체돼 글로벌 시장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임 부회장이 대상그룹 창업주이자 조부인 고(故) 임대홍 회장의 '미원 신화'를 글로벌 시장에서 재현할 지 관심이 높다. 임대홍 창업주는 국산 조미료 1호인 미원을 개발해 일제 조미로 '아지노모토'를 누르고 한국 식문화를 더 발전시켰다는 평이다.
24일 대상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대상은 제조 기술 극대화를 통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사업을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올해 글로벌 시장 확대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대상, 지난해 매출 3조4700억원 달성 등 호실적
대상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1.46% 증가한 3조4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매출액 2조1638억원에 비하면 10년 새 1조30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1532억원으로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상은 조미료 사업에 이어 '청정원'과 '종가집'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식품사업과 바이오 사업, 전분당 사업 등에서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식품·소재 산업 국내시장 정체…해외로 외연 확장 불가피
국내 식품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신생아 수 감소와 노령 인구 증가 등 인구 변화로 성장도 축소됐다.
국내 소재 산업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전분당 등 소재 산업은 수입 상품의 저가 정책과 국내 기업 간 경쟁 심화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1개국 해외법인 거점으로 글로벌 거점 확대 방침
대상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거점을 점차 확대하고 국내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복안이다.
종가집 김치와 순창 고추장, 청정원 등 대표 식품 브랜드를 비롯해 바이오와 전분당 소재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대상은 앞으로 권역별 주류시장 진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단적으로 종가집 김치는 현재 미주와 유럽, 대만과 홍콩 등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40여 개 국가에 진출해있다.
1989년 첫 선을 보인 청정원 순창고추장의 해외 판로 개척도 적극 진행 중이다. 현재 청정원 순창고추장은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72개국에 수출하는데, 향후 전 세계 100여 개 이상 국가로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기존 교민 중심 시장에서 탈피해 현지인을 상대로 한 영업을 더 강화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0년 출시한 인도네시아 종합식품브랜드 ‘마마수카’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김, 빵가루 등은 현지 시장 점유율 1위다.
1994년 미원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한 베트남에서는 MSG 등 바이오 사업을 바탕으로 전분당과 종합식품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어 최근에는 육가공 시장 진출을 통해 냉장·냉동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향후 베트남을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함께 동남아시아 글로벌 거점으로 키울 방침이다.
2011년 2월부터는 할랄 인증 제품 수출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43개 품목에 대해 할랄 인증을 받았다. 향후 수억명에 달하는 무슬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틈새시장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원재료 수입 의존도 높아…국제 곡물가 상승 등 극복해야
대상은 식품 및 소재 사업의 원재료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업 구조다.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으로 주요 곡물 수출국인 미국과 우크라이나, 남미의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외부환경 변화로 소재 사업의 주 재료인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올해 긴축 정책을 본격화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대외 불안 요인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세령 부회장의 역할이 더 주목된다. 임 부회장은 중역을 맡은 후 대상그룹을 속도감 있게 바꾸고 있다는 평이다. 당장 다양한 M&A와 신사업 추진으로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임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72)의 장녀로,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각각 전공했다. 1998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결혼했다가 2009년 이혼하고, 2012년 대상에 입사하며 경영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4년 청정원 브랜드의 대규모 리뉴얼과 2016년 '안주야(夜)' 출시, 2017년 국내 식품 기업 최초 온라인 전문 브랜드 ‘집으로ON’ 출시 등 굵직한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기업 이미지(CI)를 바꾸고 본사 사옥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서 종로구 인의동으로 옮기기도 했다.
대상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비전과 성장 목표를 설정해 달성할 것"이라며 "해외 소비자의 니즈를 우선시할 뿐 아니라, 미래 트렌드 예측으로 해외에서 더 많은 성장 기회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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